좌파 쇠퇴한 중남미에 외국 자본 몰린다
2015/12/11
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브라질에 자본 유입 조짐
라틴 아메리카에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정책을 추진하던 좌파 정권이 쇠퇴하자 외국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의 자산을 거침없이 사들이고 있다. 이는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이 이들 국가를 주도하던 지난 10년간 볼 수 없었던 일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채권값은 야당이 지난 6일 실시된 의회 선거에서 16년만에 처음으로 다수당을 차지하자 5월 이래 최고 가격으로 치솟았다.
글로벌 X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아르헨티나 지수는 친기업성향의 후보가 지난달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나오자 운용자산이 크게 늘었다.
투자가들은 브라질에서 의원들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에 착수하자 브라질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려들었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로제 글로벌 파트너스의 신흥시장 책임자로 45억달러에 이르는 부채 및 통화를 감독하는 마이클 간스케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투자자들의 거래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셰어즈 MSCI 캡트 브라질 ETF'에는 지난주 7천20만 달러가 유입됐다. 이는 에두아르두 쿠냐 브라질 연방하원의장이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한 지난 6월 이래 5일간 증가액으로는 가장 큰 것이다. 투자가들은 7일에도 2천330만달러를 쏟아 부었다.
투자가들은 야당이 대선 1차전에서 예상외의 승리를 거둔 직후인 10월23일 이래 아르헨티나 ETF에 850만달러를 투자, 이 펀드의 총자산이 56%나 늘어났다.
부유한 사업가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되면 통화통제를 포기하고 보조금을 삭감하는 한편 역내 국가들과 더 개방되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2022년 만기 베네수엘라 채권은 선거 다음날인 7일 지난 8월 이래 최대 반등을 기록했으며 야당연합이 세자릿수 인플레와 달러화 부족, 텅빈 상점의 선반과 경제위축을 초래한 각종 정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로 8일과 9일에도 이틀연속 상승했다.
물론 이런 행복감이 2009년 이래 처음으로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라틴 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JP모건 라틴아메리카 통화지수는 9월23일의 사상 최저기록에 접근하고 있고 브라질은 탄핵절차 개시가 발표된 이래 겨우 올해 폭락분을 털어냈다.
아르헨티나 Merval 주식지수는 마크리가 선거에서 승리한 이래 6.!% 떨어졌다.
브라질의 경우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대통령 축출과정이 정치적 불안을을 심화시켜 1930년대 이래 최장기 침체로 향하고 있는 경제를 더 해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의회가 호세프 대통령을 최종적으로 몰아낼 수도 있는 몇차례의 투표와 관련된 청문회에는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마크리 대통령 당선자가 30년만의 최대치로 치솟고 있는 재정적자와 민간 경제학자들이 연간 20% 이상일 것으로 추산한 인플레를 해결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 경제가 올해 10%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경제분석가들은 블룸버그 조사에서 물가가 약 124%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야당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임기가 2019년까지 이기 때문에 정책을 바꾸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때까지는 대법원과 중앙은행을 마두로가 임명한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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