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탄핵 절차 돌입 후 첫 반정부 시위
2015/12/14
주요 도시서 수만명 참가…16일엔 탄핵 반대 시위 예정
브라질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13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현지 언론과 정치권은 이날 시위가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관한 여론의 흐름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위는 제1 도시 상파울루를 비롯해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벌어졌으며,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야당 의원들도 상당수 참여했다.
시위 지도부는 "이번 시위는 앞으로 벌어질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는 것"이라면서 내년 초부터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반정부 시위가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질 대통령실은 이전 시위와 비교해 규모가 상당히 줄었다고 보고 탄핵 추진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등 여론의 흐름을 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대변인은 시위에 대해 구체적인 논평은 하지 않은 채 "표현의 자유는 브라질 국민이 누릴 권리의 일부"라면서 "시위는 민주적이고 정당한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초 호세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벌어진 시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지난 3월 15일이었다. 당시 시위에는 전국에서 20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오는 16일에는 집권 노동자당(PT)을 비롯한 좌파 성향의 정당과 최대 규모 노동단체인 중앙노동자연맹(CUT), 전국학생연합(UNE) 등이 참여하는 탄핵 반대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다.
한편,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는 지난 2일 연방하원의장의 결정으로 시작됐다.
탄핵안은 연방 상·하원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연방하원은 513명, 연방상원은 81명이다.
브라질에서 대통령 탄핵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1954년 제툴리우 바르가스 대통령,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 1999년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대통령, 호세프 대통령 등이다. 이 가운데 의회 탄핵으로 쫓겨난 사람은 측근 비리에 연루된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이 유일하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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