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 최악 침체에 상파울루 연말 분위기 실종
2015/12/15
크리스마스 장식 거의 없어…새해맞이 불꽃놀이도 생략 가능성
브라질 경제가 사상 최악의 침체 상태에 빠지면서 제1 도시 상파울루가 전례 없이 어두운 분위기 속에 연말을 보내고 있다.
상파울루 시내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대로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예년보다 많이 줄었다. 일부 쇼핑센터를 제외하면 조명도 거의 없는 상태다.
현지 언론은 각 기업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후원 규모를 줄이면서 상파울루의 연말 분위기가 실종됐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해맞이 불꽃 축제에 맞춰 해마다 파울리스타 대로에 설치되는 대형 공연무대도 올해는 볼 수 없을지 모른다. 역시 기업의 후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파울리스타의 공연무대가 12월 초부터 설치돼 상파울루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상파울루 시 당국은 "경제위기 때문에 공연무대 설치 비용을 내겠다는 기업을 찾기 어렵다"면서 "시 예산으로 행사를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당국은 지난 주말부터 네온 조명으로 꾸민 자전거를 앞세운 산타클로스 행렬을 파울리스타 대로에 등장시켰지만, 연말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산타클로스 행렬을 40분 이상 따라다닌 파브리시우 히베이루(40·교사)는 "해마다 느끼던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가 사라졌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브라질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다. 이는 통계치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최악이다. 2분기 대비로는 1.7% 줄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치는 마이너스 3.62%와 마이너스 2.67%로 나왔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정·재계 비리 스캔들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으로 정치적 혼란이 가중하면서 브라질의 GDP가 올해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다국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브라질 경제가 1901년 이래 가장 심각하고 장기간의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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