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설탕 가격 약세 불가피…아르헨·인도 수출 급증할 듯
2015/12/16
곡물과 설탕의 국제가격이 아르헨티나와 인도의 공급 확대 가능성으로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5일 보도했다.
11월 대선에서 승리, 지난주에 취임한 아르헨티나의 우파 대통령 마우리시오 마크리가 쇠고기와 밀, 옥수수에 대한 수출세를 폐지하는 법령에 서명한다고 밝힌 것이 곡물 시장의 폭풍으로 등장했다.
아르헨티나의 좌파 정권은 집권 2기에 국내 인플레율 상승을 억제한다는 취지에서 그동안 쇠고기와 밀은 15%와 23%, 옥수수는 20%의 수출세를 부과했었다.
우파인 마크리 신임 대통령은 쇠고기와 밀, 옥수수의 수출세는 제로(0)로 하고 콩에 대한 수출 관세는 35%에서 30%로 낮춘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수확량은 많지만 그동안 곡물 시장에서는 같은 남미 국가인 브라질에 가려 존재감이 적은 편이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콩 생산량은 세계 3위다. 2015~2016 생산연도에 아르헨티나의 콩 재고량은 3천30만 톤으로 2013~2014 생산연도에 비해 16% 가량 많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생산량도 2015~2016 생산연도에 우크라이나를 제치고 세계 3위로 부상할 것으로 미국 농무부 보고서는 예상했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국제통화기금이 내년도에 0.7%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수출세 인하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새 정부가 모색하는 여러가지 구상의 하나다.
올가을부터 급반등한 설탕의 국제가격에도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의 수출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설탕 가격의 국제 지표가 되는 뉴욕 시장의 원당(정제 전의 설탕) 선물 가격은 지난 8월말에 파운드당 10.39센트로 7년 2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이 레알화 하락으로 수출 채산성이 개선되자 공급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제설탕기구(ISO)가 2015~2016설탕 연도(2015년 10월~2016년 9월)의 시장을 전망하는 보고서에서 이 6년만의 공급 부족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자 설탕 가격은 반등하기 시작, 11월 초순에는 파운드당 15.49 센트까지 상승했다.
내년의 설탕 시장에서 공급 우위를 점치던 분위기는 인도 정부가 지난달 2015~2016 설탕 연도에 설탕회사들에 400만톤의 수출 쿼터를 설정하고 수출보조금을 교부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일변했다.
이번 조치는 설탕 가격 하락으로 부채가 커지면서 재배 농가에 대한 수매 대금 지불이 연체되고 있는 설탕 회사들을 지원하는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다.
2014∼2015설탕연도가 마감되는 올해 9월까지의 수출쿼터는 140만톤으로, 단번에 규모가 3배로 늘어난 셈이다. 2015∼2016회계연도에 예상됐던 공급 부족분 200∼400만톤을 충분히 메울 수 있는 규모이기도 하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인도의 2015~2016 설탕 연도의 원당 생산량은 2천835만 톤으로 브라질에 이어 2위로 전망된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16%다.
한편 인도의 국내 설탕 소비량도 연간 2천800 만톤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표면상으로는 수급이 균형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재고가 문제다.
인도의 국내 재고는 5년 전에 비해 1.8 배가 늘어난 880만톤으로 세계 전체 재고량의 2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1위 생산국인 브라질의 재고 95 만톤을 압도하는 규모다.
수출 쿼터 확대의 구체적 조치가 미정인 상태여서 인도의 설탕이 언제 국제 시장에 등장할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인도가 움직인다면 시세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시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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