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야당 압도 베네수엘라 의회 '난맥'
2016/1/13
대법원 "입법 활동 무효" 결정에 회기 중지
16년 만에 야권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베네수엘라 의회가 개원 초기부터 사법부의 견제로 삐걱거리고 있다.
헨리 라모스 알룹 의장은 대법원이 의원 자격이 아직 부여되지 않은 당선자가 등원했다는 이유로 의회 입법 활동을 무효로 한다고 결정한데다가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음에 따라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13일까지 회기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대법원은 작년 12월 총선에서 야권 연대인 민주연합회의(MUD) 소속으로 당선된 3명과 집권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 소속 당선자 1명 등 4명에 대한 당선 무효 소송이 제기돼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등원을 금지했다.
전체 의석 167석 가운데 개헌과 대법관 임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의석수인 112석을 차지한 야권은 이러한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사법 쿠데타'라고 규정하고 지난 5일 개원 때 해당 당선자 3명의 등원을 강행했다.
야권은 작년 2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 때 이를 선동한 혐의로 구속돼 14년형을 선고받은 민중의지당의 당수 레오폴도 로페스 등 구속된 정치범을 석방하기 위한 사면법안을 먼저 상정하고 향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실정을 물어 탄핵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여당이 의회가 개원하기 전 대법관 32명 중 12명을 서둘러 새로 임명하자 야권은 의회 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야권의 입법 활동을 견제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야권은 대법관 임명의 부당성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당선 무효 소송이 걸린 야권 당선자 3명에 대해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의원 자격을 부여하지 않으면 여권은 3분의 2 의석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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