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히스패닉계(중남미계) 구매력 급속 성장…내년 ''흑인 추월'' 예상
[세계일보 2006-09-04 07:50:32]
미국에서 중남미 출신 이민자인 히스패닉의 구매력이 올해 처음으로 흑인과 같아졌으며, 내년에는 흑인을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 조지아대 연구팀이 2일 밝혔다.
히스패닉은 2000년 인구조사 당시 처음으로 흑인을 제치고 미국내 최대 소수인종으로 부상했으며, 다시 6년 만에 구매력에서도 최고 소수인종으로 떠올랐다. 구매력은 가용 자산으로 개인소득 중 상품과 서비스 구입에 사용될 수 있는 재화를 의미한다.
이 대학 연구팀은 올해 히스패닉의 구매력은 7980억달러(766조479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히스패닉의 가용수입 규모가 8631억달러에 달해 올해 보다 8.1% 늘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흑인의 구매력은 내년에 8470억달러로 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팀은 히스패닉의 구매력은 1990년에 2120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그때보다 4배가량 늘었고, 5년 뒤에는 1조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1990년부터 2011년 사이에 히스패닉의 구매력이 450%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이 기간 여타 인종 그룹의 구매력은 평균 176%가량 늘 것으로 예상됐다.
히스패닉의 구매력 성장은 이민자 유입과 인구 증가에 따른 현상이다. 1990년부터 2011년 사이에 미국 전체 인구는 15.4%가량 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히스패닉은 같은 기간에 인구 증가율이 무려 126.4%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히스패닉의 고용 여건도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으며, 창업에 나서는 비율도 크게 늘고 있다. 1997년부터 2002년 사이에 히스패닉 소유 사업체는 31% 늘어난 반면 여타 인종의 사업체는 10% 성장에 그쳤다.
히스패닉은 흑인과 비교할 때 특정 주에 집중 거주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히스패닉 구매력의 27%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히스패닉의 구매력이 흑인보다 올라가도 대부분의 주에서는 여전히 흑인의 구매력이 히스패닉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