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 안팎의 고성장..원자재•농산물가 상승 등에 힘입어]
중남미 시장이 세계경제의 신흥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침체기를 벗어나 2004년부터 5% 안팎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에 따른 세계경제의 위축 속에서도 성장의 페달을 떼지 않고 있다.
특히 중남미 시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효자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수출 다변화 전략 지역으로 적극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남미 주요국의 경제상활을 살펴보면 브라질은 2006년 460억달러가 넘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도 40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이어갔다. 2003년 이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1월 말에는 기준 5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채보다 외환보유액이 많은 순채권국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 346억달러를 넘겨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6년과 비교해 2배 수준이다.
아르헨티나 역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8.5%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7.5%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칠레 경제는 구리 등의 가격 상승에 힘입어 2006년과 2007년 연속으로 200억 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정부의 사회복지정책 수행에 따른 재정지출 증대와 고유가에 의한 부유층의 수익증가로 급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판매 대수는 2004년 13만4357대에서 2005년 22만8378대, 2006년 34만3351대, 지난해에는 40만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 경제가 고속질주를 한 배경에는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수요 증가에 따라 주종 수출품이 에너지와 원자개 가격 상승에 힘입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중남미 주요 국가의 무역수지를 대폭 개선시켰다. 농산물 가격 상승은 고성장에 가속도를 붙게 했다.
인플레이션의 안정도 경제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게 했다. 인플레이션은 실물경제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그간 중남미 경제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2003년 물가상승율은 9.5%를 기록한 후 2006년에는 5.4%로 안정화됐다. 남미 주요국 좌파 정권이 사회보장정책을 무리하게 쓰기보다 재정정책을 보수적으로 추진한 점도 경제 안정을 도모했다.
우리나라의 중남미 무역수지 흑자는 2003년 42억 달러에서 2004년 49억 달러, 2005년 79억 달러를 기록하며 매년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6년에는 108억 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는 144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대기업 수출 증가율이 중소기업 수출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돼고 있다. 중소기업의 대 중남미 수출 비중은 2001년 42.7%를 기록한 후 매년 하락해 지난해 21.4%로 축소됐다. 이는 아프리카 다음으로 낮은 수출 비중이다.
특히 중국의 대중남미 무역이 최근 급속히 확대돼 우리나라의 점유율 보다 높은 상태임을 감안할 때 중남미지역과의 중장기적인 협력방안을 강구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권기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대기업의 중남미 진출은 활발해졌지만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수출업체 수는 큰폭으로 줄고 수출 비중에서 하락세가 뚜렸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최종일기자 allday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