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최장수 대통령 "4선개헌" 좌절될 듯
2016/2/22
개헌 국민투표서 반대 우세…남미좌파 또 한차례 타격
볼리비아에서 장기집권하고 있는 에보 모랄레스(56) 대통령이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대통령의 연임 제한 규정 철폐 여부를 놓고 치러진 볼리비아 헌법개정 국민투표에서 개표 초반에 반대 의견이 우세하다고 중남미 뉴스 네트워크 텔레수르가 보도했다.
3% 정도 개표가 끝난 가운데 반대표가 66%에 달한다고 볼리비아 선거관리 당국이 밝혔다.
AFP통신은 현지 ATB텔레비전을 인용해 반대 52.3%, 찬성 47.7%의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최종 결과는 48시간 내에 나올 전망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2006∼2009년, 2009∼2014년에 이어 2020년에 끝나는 세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이번 국민투표로 연임 제한 규정이 철폐되지 않으면 2019년으로 예정된 다음 대선에 나갈 수 없다.
모랄레스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볼리비아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1825년 이래 볼리비아의 최장수 대통령이 됐다.
그는 민주적으로 당선된 첫 번째 볼리비아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기도 하다.
볼리비아 극빈층은 2005년 38.2%에서 2012년 21.6%로, 실업률은 5%대에서 3%대로 감소하는 등 모랄레스 대통령의 경제 성장과 빈곤 퇴치 정책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독신인 모랄레스 대통령의 옛 애인 가브리엘라 사파타(28)가 관리직으로 있는 중국계 설계회사 CAMC가 최근 철도 확장 공사를 수주하는 등 부패 추문이 터지면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남미 국가의 좌파 퇴보 경향에 볼리비아도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좌파 정당 사회주의운동(MAS) 소속으로 민주적 사회주의를 추구해왔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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