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지지율 선두 게이코 후지모리 "아버지 전철 안 밟아"
2016/04/05
오는 10일 치러지는 페루 대선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우파 민중권력당 대표인 게이코 후지모리(40) 후보가 자신의 아버지인 알베르토 후지모리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게이코 후보는 1990∼2000년 재임 기간 자행한 인권 탄압과 부패 등의 혐의로 권좌에서 쫓겨나 25년 형을 선고받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다.
게이코 후보는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후보 토론회에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권위주의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에 서명했다고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 언론이 4일 전했다.
이는 아버지와 차별화를 시도함으로써 그녀가 집권하면 독재 정치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켜 부동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게이코 후보는 토론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어떻게 조국의 역사를 봐야 하는지 안다. 어떤 장면은 반복되고, 어떤 장면은 반복되지 말아야 할지를 명확히 알고 있다"며 "다시는 4월 5일이 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24년 전인 1992년 이날에 군부 친위 쿠데타를 통해 의회를 해산하고 헌법을 고쳐 1995년 재임했다. 이후 선거부정으로 2000년 세 번째 대통령직을 꿰찼다.
그가 서명한 문서에는 자신의 아버지가 더 많은 권력을 가지려고 탄압했던 인권, 언론의 자유, 민주적 기관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이 담겼다.
의회 감독 정보 위원회에 견제 권한을 부여하고 후지모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 강제로 불임수술을 받은 여성들에 대한 배상 약속도 포함됐다.
그러나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과반의 표를 얻기 위한 얄팍한 계략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일각서 나오고 있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페루 대선은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6월에 1·2위 간 결선 투표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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