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쿠친스키 페루 결선투표서 후지모리에 승리 예상"
2016/04/26
예상 득표율 쿠친스키 43%, 후지모리 39%…반감도 후지모리 45%, 쿠친스키 37%
후지모리 동생 켄지 의원 "누나 패배하면 차기 대선 출마" 선언
오는 6월 치러지는 페루 대선 결선투표에서 '변화를 위한 페루인 당'의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78) 후보가 게이코 후지모리(41) 민중권력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25일(현지시간)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에 따르면 쿠친스키 후보는 6월 5일 치러지는 결선투표에서 43%를 득표해 39%에 그친 후지모리 후보를 제치고 대권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22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중 5%는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13%는 응답하지 않았거나 무효 처리됐다.
후지모리 후보가 지난 10일 치러진 1차 대선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을 득표하지 못해 오는 6월 2위를 차지한 쿠친스키 후보와 함께 다시 결선투표를 치른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페루 국민 절반가량이 '독재자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게 강한 반감을 품고 있는 가운데 1차 대선 투표에서 갈라졌던 반 후지모리 세력의 일부가 쿠친스키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득표율 조사와 함께 실시된 반감도 조사에서 후지모리는 45%로 쿠친스키의 37%보다 높았다.
후지모리 후보는 1990년대 페루에서 독재정치를 펼치다가 권좌에서 쫓겨나 인권유린 등의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로, 페루 최초의 이민자 출신 부녀 대통령 탄생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또 총선과 함께 치러진 1차 대선 투표에서 후지모리가 속한 민중권력당이 과반을 웃도는 의석을 차지함에 따라 유권자들 사이에 견제 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총선에서 민중권력당은 전체 의석 130석 중 73석을 차지해 다수당이 됐다. 좌파 성향의 광역전선당과 변화를 위한 페루인당은 각각 20석과 18석으로 뒤를 이었다.
입소스 관계자는 "1차 대선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쿠친스키의 약진 이면에는 그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라는 인식이 깔렸다"며 "의회의 다수당인 민중권력당에 대한 견제 심리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일한 바 있는 쿠친스키는 온건한 자유시장주의자로 도심 지역에서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다. 그는 무역과 투자를 통한 경제성장 정책을 표방한 친기업·친시장주의자다.
쿠친스키와 후지모리 두 후보의 정치 성향이 비슷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페루의 경제정책 노선은 중도 좌파에서 중도 우파로 바뀔 예정이다.
후지모리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이번엔 그의 남동생이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막내아들인 켄지 후지모리(34) 민중권력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혼자서 내린 결정"이라면서 "누나 게이코가 이번에 당선되지 못하면 자신이 오는 2012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케이코 후보가 차기 대선 불출마를 약속한 터라 켄지 의원의 출마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케이코는 전날 한 TV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2021년 대선에서는 후지모리라는 성을 가진 후보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켄지 의원은 최근 실시된 총선에서 당선의원들 가운데 최다 득표로 재선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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