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국혼란 속 보건장관 사퇴…전염병 대응 차질 우려
2016/04/29
브라질에서 대통령 탄핵 움직임과 연립정권 균열로 정국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보건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전염병 대응에 차질이 우려된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마르셀루 카스트루 보건장관은 전날 수석장관을 통해 사퇴 의사를 확인했다.
카스트루 장관은 소속 정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이 지난달 말 연립정권 탈퇴를 선언한 이후에도 장관직을 수행했으나 현재 상황에서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스트루 장관은 연정 탈퇴를 선언한 PMDB의 당론을 따르지 않으면 당내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정부는 보건부 차관을 곧바로 장관대행으로 임명했으나 그동안 진행돼온 보건정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올해 들어 '이집트 숲 모기'를 매개체로 하는 지카 바이러스와 열성 질환인 뎅기·치쿤구니아 감염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보건부가 밝힌 감염 환자 수는 지카 바이러스 9만1천300여 명, 뎅기 열병 80만2천400여 명, 치쿤구니아 열병 3만9천여 명 등이다.
지난 23일 현재 지카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신생아 소두증 의심사례는 7천228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소두증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1천198명으로 파악됐다. 소두증 확진 신생아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와 연관성이 확인된 사례는 200명에 육박한다.
뎅기 열병 환자는 지난해보다 13% 증가했고, 전체 환자의 58%가 남동부 지역에 몰려 있다.
치쿤구니아 열병 환자는 지난해(7천400여 명)와 비교해 420%가량 증가했다.
신종플루(H1N1) 피해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발생한 유행성 독감 환자 가운데 신종플루에 걸린 환자는 1천365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4년과 2015년 2년간 보고된 신종플루 감염 환자 606명보다 배 이상 많은 것이다.
신종플루 사망자는 230명으로 집계돼 2014∼2015년 사망자 199명을 이미 넘어섰다.
신종플루 피해는 전국 27개 주(행정수도 브라질리아 포함) 가운데 20개 주에서 보고된 가운데 상파울루 주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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