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서 발 묶인 쿠바난민 다시 미국행…파나마도 국경봉쇄
2016/05/10
파나마에서 불법 체류 중인 쿠바 난민 3천800명이 미국행 여정을 이어간다.
9일(현지시간) 파나마 일간지인 라 프렌사 등에 따르면 파나마에서 발이 묶였던 쿠바 난민 3천800명 중 300명가량이 이날 새벽 파나마 코파 에어라인 소속 비행기 편으로 미국 텍사스 주와 인접한 멕시코 북부 국경도시인 시우다드 후아레스로 이동했다.
쿠바 난민은 비행기 운임을 자비로 부담하며, 수송은 하루 2편의 비행기 편으로 향후 2∼3주 사이에 이뤄진다.
이는 코스타리카의 국경봉쇄로 작년 말부터 파나마의 코스타리카 국경 인접 지역인 치리키 주에서 발이 묶였던 쿠바 난민을 수송하기로 멕시코와 파나마가 지난주에 합의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파나마는 그러나 이번 수송을 끝으로 정식 비자가 없는 쿠바 난민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은 "어려운 결정이었다"면서 "니카라과와 코스타리카가 국경을 봉쇄한 터라 불가피하게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쿠바 난민들은 코스타리카가 8천500명의 쿠바 난민을 수용한 후 작년 12월부터 니카라과에 이어 국경을 봉쇄하는 바람에 육로로 이동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
당시 난민들을 감당하지 못한 코스타리카는 급기야 더는 쿠바 난민들을 받지 않고 본국에 송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이후 쿠바인에게 적용되던 미국 이민 특혜가 없어질 것을 우려한 쿠바인들이 앞다퉈 미국행에 나서면서 경유지의 중미 국가들이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4월에는 1천여 명의 쿠바 난민이 파나마에서 무단으로 국경을 넘어 코스타리카로 입국하기도 했다.
쿠바 난민은 미국의 쿠바 난민적응법에 따라 미국에 입국하면 주택을 무상으로 받는 등 여러 혜택을 누린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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