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검찰총장 "제1당 유력 인사들 부패수사 방해 공모 의혹"
2016/06/10
대법원에 체포 요청 확인…탄핵안 표결 늦어질 가능성
브라질 검찰총장이 제1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유력 인사들이 부패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하면서 정국이 더욱 불투명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드리구 자노 검찰총장은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과 호메루 주카 상원의원, 주제 사르네이 전 대통령 등 3명이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를 방해하려고 공모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자노 총장은 이들 3명이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물류 부문 자회사인 트란스페트로 전 대표 세르지우 마샤두가 부패와 관련된 증언을 하지 못하게 막으려 했다고 지적했다.
자노 총장은 또 이들 3명이 부패수사가 확대되지 않도록 사법부에 영향력을 행사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마샤두는 부패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플리바겐(수사에 협조하면 형량을 낮춰주는 것)을 통해 PMDB 유력 인사들과 나눈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마샤두가 공개한 전화통화 내용에는 PMDB 유력 인사들이 부패수사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발언들이 포함됐으며, 이 때문에 PMDB 소속 각료들이 잇달아 사임했다.
마샤두는 칼례이루스 상원의장과 주카 상원의원, 사르네이 전 대통령을 통해 7천만 헤알(약 230억 원)의 뇌물을 PMDB에 전달했다는 증언도 했다.
이후 자노 총장은 지난 7일 칼례이루스 상원의장, 주카 상원의원, 사르네이 전 대통령과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에 대한 체포를 대법원에 요청했다.
자노 총장의 체포 요청서는 대법원에서 부패수사를 담당하는 테오리 자바스키 대법관이 접수했다.
자노 총장의 발언에 대해 당사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칼례이루스 의장은 "부패수사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체포를 피하기 위해 공모한 사실도 없다"며 혐의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나 사정은 PMDB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날 쿠냐 전 하원의장의 부인이 돈세탁과 공금유용 등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쿠냐 전 하원의장은 지난해 3월 의회 조사에서 외국은행에 계좌를 개설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스위스 당국이 그와 가족의 계좌를 공개하고 금융자산을 동결하면서 의회 윤리위원회에 넘겨졌고, 대법원의 판결로 하원의장 직무를 정지당했다.
한편, 자노 총장의 발언으로 PMDB 소속인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 정부는 도덕성에 큰 상처를 받았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MDA가 전날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테메르 권한대행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11.3%, 부정적 28%, 보통 30.2%로 나왔다. 30.5%는 응답하지 않거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는 MDA가 지난 2월에 시행한 조사에서 나온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와 비슷하다. 당시 조사에서는 긍정적 11.4%, 부정적 62.4%, 보통 25.2%로 나왔다.
특히 호세프 탄핵의 주요 사유인 부패 문제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5%가 "달라진 게 없다"고 답해 테메르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테메르 정부는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심판으로 직무 정지되면서 지난달 12일 출범했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상원 전체회의 최종 표결은 8월 중순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표결에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하고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는 테메르 권한대행이 채운다.
그러나 테메르 정부 각료들이 부패수사 개입 의혹으로 잇따라 낙마한 데다 PMDB 유력 인사들이 부패수사를 방해했다는 검찰총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탄핵안 표결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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