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후지모리 "대선 결과 수용" 닷새 만에 패배 인정(종합)
2016/06/11
여소야대 '심각'…복역 중 후지모리 전 대통령, 가택연금 가능성
페루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게이코 후지모리(41) 민중권력당 대표가 선거 닷새 만에 패배를 인정했다.
후지모리 대표는 10일(현지시간) 민중권력당 지도부와 함께 "민주주의적 정신으로 우리는 이들 결과를 수용한다"고 발표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국민은 우리에게 야당의 과업을 맡겼다"며 자신에게 표를 던진 850만 명 페루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열린 페루 대선에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77) '변화를 위한 페루인 당' 후보가 50.12%의 득표율을 얻어 후지모리를 0.24%포인트 차이로 이겼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이는 페루 대선 역사상 가장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갈린 것이다.
후지모리는 그간 일부 무효표의 재검토 등을 요구하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닷새 만에 수용했다.
그러나 대권을 쥔 쿠친스키의 앞길이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후지모리의 민중권력당은 의석 130석 가운데 73석을 차지한 반면 쿠친스키가 이끄는 여당의 의석수는 18석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후지모리 대표의 패배로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아버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집권 여당이 야당과의 갈등 상황을 피하려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징역형을 가택연금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2000년 대통령 재임 시절의 인권탄압과 부패 혐의로 25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미 쿠친스키 당선자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가택연금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잡지 세마나 이코노미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의회가 그와 같은 수감자들의 남은 복역 기간을 집에서 보내도록 하는 법을 만든다면 서명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
106.247.8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