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테메르 정부, 한달만에 전국 규모 반대시위 직면
관리자 | 2016-06-13 | 조회수 : 805
브라질 테메르 정부, 한달만에 전국 규모 반대시위 직면
2016/06/12
룰라, 눈물의 연설 "호세프 탄핵 정당성 없어"
브라질에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만에 전국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전날 상파울루를 비롯한 전국의 30여 개 대도시에서 '반 테메르'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는 브라질민중전선(FBP) 등 좌파 성향의 시민·사회단체가 주도하고 노동·농민·학생 단체 회원들이 참여했다.
상파울루 시내에서 벌어진 시위에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참석해 30여 분간 연설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눈물까지 보이며 노동자당(PT) 정권이 지난 13년간 이룬 성과를 설명했으며,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테메르 권한대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룰라는 "헌법학자인 테메르는 호세프 대통령을 직무 정지시키고 자신이 권한대행을 맡은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면서 "호세프를 끌어내릴 수 있는 것은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국민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테메르 권한대행을 향해 집권하고 싶으면 호세프를 대통령직에 복귀시키고 2018년 대선에 출마해 승부를 겨루라고 말했다. 이는 룰라 자신이 2018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시위에서 노동자당과 가까운 최대 규모 노동단체 중앙단일노조(CUT) 지도부가 총파업을 제의하는 등 강경 노선을 밝힌 점으로 보아 앞으로 '반 테메르' 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테메르 권한대행 정부는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심판으로 직무 정지되면서 지난달 12일 출범했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MDA의 최근 조사에서 테메르 정부에 대한 평가는 기대 이하로 나왔다.
테메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11.3%, 부정적 28%, 보통 30.2%로 나왔다. 30.5%는 응답하지 않거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는 MDA의 지난 2월 조사에서 나온 호세프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와 비슷한 것이다. 당시 조사에서는 긍정적 11.4%, 부정적 62.4%, 보통 25.2%로 나왔다.
테메르 개인에 대한 평가는 33.8%가 긍정적, 40.4%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25.8%는 응답하지 않거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난 2월 조사에서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1.8%, 부정적 73.9%였다.
한편, 호세프 탄핵안에 대한 상원 전체회의 최종 표결은 8월 중순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표결에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되면 호세프는 퇴출당하고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는 테메르가 채운다.
그러나 테메르 정부 각료들이 부패수사 개입 의혹으로 잇따라 낙마한 데다가 검찰총장이 부패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제1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유력 인사들에 대한 체포를 대법원에 요청하면서 탄핵정국이 불투명해졌다.
PMDB 유력 인사들이 실제로 체포되거나 이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확산하면 탄핵안 표결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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