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장 20년간 예산지출 동결' 추진…의회 승인 낙관
2016/06/20
브라질 정부가 개헌을 통해 예산지출을 장기간 동결하는 야심적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끄는 새 정부는 재정정책과 연금운용,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경영에 이르는 각종 부문의 개혁안을 의회에 상정한 상태다.
개혁안의 핵심에는 향후 최장 20년간 예산지출의 실질적 증액을 억제하는 제안이 자리를 잡고 있다. 엔히키 메이렐리스 신임 재무장관은 예산지출 동결은 극심한 경기침체의 근본 원인인 공공재정의 불확실성을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메이렐리스 장관은 19일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이처럼 긴축적인 재정정책이 도입되면 "누구나 수치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다양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공재정을 둘러싸고 있는 불확실성 때문에 브라질의 신용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현재 345 베이시스 포인트(bp)를 가리키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압박이 가열될 무렵의 고점이었던 500bp보다는 낮지만 브라질과 신용등급이 비슷한 신흥국들의 CDS프리미엄보다는 여전히 높은 것이다. 러시아의 CDS프리미엄은 258bp를 나타내고 있다.
메이렐리스 장관은 신뢰가 회복되면 예산동결 조치가 브라질의 CDS 프리미엄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CDS 프리미엄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가면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함께 GDP 대비 공공부채비율도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렐리스 장관은 다만 "나는 최소한을 약속하고 그 이상의 성과를 내는 쪽을 선호하기 때문에 구체적 전망을 제시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메이렐리스 장관은 예산안이 오는 연말 안에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의회 지도부를 상대로 한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별다른 반발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메이렐리스 장관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정권의 초기에 중앙은행 총재로 일하면서 2003년에 발생한 경제위기에 대처한 경험이 있다. 그는 당시 위기와 지금의 위기는 다르다고 말했다.
당시 위기는 예산 문제가 아닌, 대외수지의 위기였지만 지금 브라질이 맞고 있는 경기침체는 호세프 대통령 정부가 주장했던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적 요인이 아니라 내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 정부의 목표는 팩트를 바탕으로 정확한 상황 평가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라질 국민들은 최근 몇 년간 낙관적인 수치를 듣는 데 익숙했다"고 꼬집었다.
그가 맡고 있는 업무가 2003년 위기 때와 다른 것은 정치적으로 독립된 중앙은행 총재가 아니라 각료인 만큼 정치권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3차례나 하원 원내대표를 역임한 바 있어 의회를 상대하는데 능숙하다고 말하면서 "나는 소소한 회의들에서 다투는 의회에 매일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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