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테메르 정부 각료 사임 이어지나…탄핵정국에도 영향
2016/06/21
지금까지 3명 사임…부패의혹 연루 수사 4명, 내사 4명
브라질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 정부가 각료들의 추가 사임 가능성으로 여전히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테메르 권한대행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호메루 주카 기획장관과 파비아누 시우베이라 반(反)부패부 장관이 부패수사 개입 의혹으로 사임했고, 지난주에는 엔히키 에두아르두 아우비스 관광장관이 뇌물수수 의혹으로 사임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멘돈사 필류 교육장관과 엘리제우 파질랴 수석장관, 사르네이 필류 환경장관, 게데우 비에이라 리마 정무장관 등 4명은 현재 사법 당국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고, 다른 4명은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지난달 12일 테메르 권한대행 정부가 출범하면서 임명된 각료 24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부패 의혹에 연루돼 이미 사임했거나 수사 또는 내사를 받는 셈이다.
테메르 권한대행 자신도 부패 의혹에 연루된 상태다.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자회사인 트란스페트로 전 대표 세르지우 마샤두는 테메르 권한대행이 지난 2012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상파울루 시장 후보 출마자 캠프에 150만 헤알을 전달하도록 주선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3월부터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가 진행된 이후 테메르 권한대행의 이름이 직접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마샤두는 부패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플리바겐(수사에 협조하면 형량을 낮춰주는 것)을 통해 이같이 증언했다.
테메르 권한대행은 합법적인 방법과 범위 안에서 선거자금을 조달한 것이라며 위법 의혹을 부인했으나 도덕성에 상당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추가로 각료가 사임하는 상황이 되면 오는 8월 중순으로 예정된 상원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 최종 표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표결에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해 탄핵안이 가결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하고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는 테메르 권한대행이 채운다.
그러나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가 상원의원들을 대상으로 탄핵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조사 결과는 찬성 37명, 반대 18명에서 변동이 없다. 25명은 찬반 의견을 밝히지 않았고 1명은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26명 가운데 다수가 반대하면 탄핵안이 부결될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호세프 대통령 탄핵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각료 추가 사임이 아니더라도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되면 상원의 표결이 늦춰질 수도 있다.
마샤두는 플리바겐을 통해 20여 명의 정치인을 통해 뇌물을 전달했다는 증언도 했다. 그가 언급한 정치인에는 테메르 권한대행과 칼례이루스 상원의장, 주제 사르네이 전 대통령, 2014년 대선 후보였던 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 상원의원 등도 포함됐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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