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통신업체 사상 최대 규모 법정관리 신청
2016/06/22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 부채 40조원 넘어
브라질 경제가 장기 침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유력 통신업체가 브라질 사상 최대 규모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통신업체 오이(Oi)는 전날 654억 헤알(약 22조3천400억 원) 규모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는 브라질에서 지금까지 이루어진 단일 기업의 법정관리 신청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앞서 브라질 최대 기업인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에 설비를 공급하는 '세치 브라질(Sete Brasil)'은 지난 4월 193억 헤알 규모의 법정관리 신청을 한 바 있다.
브라질 토종 업체인 오이는 유선전화 부문에서는 스페인 텔레포니카의 자회사인 비보(Vivo)와 시장점유율 1위를 다투고 있으며, 무선전화 부문에선 비보와 클라루(Claro), 칭(TIM)에 이어 4위다.
오이는 지난 2008년부터 영업환경이 악화하기 시작했으며, 2008∼2009년에 부채가 거의 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53억4천만 헤알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경기침체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기업 부채가 1천200억 헤알(약 40조3천800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원·에너지와 건설 분야 20개 대기업의 부채가 734억 헤알로 집계돼 전체 기업 부채 규모의 절반을 웃돌았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페트로브라스도 자금난과 부채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 '큰 손'으로 통하는 프랭클린 템플턴 이머징마켓 그룹의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페트로브라스가 부채 위기 때문에 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브라질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이 올해 줄줄이 강등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브라질 기업 가운데 53%는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면서 "신용등급 유지 또는 승격보다는 강등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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