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호세프 대통령 정부 각료 부패혐의로 체포
2016/06/25
노동자당 강력 반발…테메르 권한대행에 유리한 여건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인사가 부패혐의로 체포됐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연방경찰은 전날 파울루 베르나르두 전 장관을 뇌물수수와 공금횡령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베르나르두는 룰라 정부에서 기획장관(2005∼2011년), 호세프 정부에서 통신장관(2011∼2015년)을 지냈다. 노동자당(PT) 소속 글레이지 호프만 상원의원의 남편이기도 하다.
경찰은 베르나르두가 장관 재임 시절인 지난 2010∼2015년에 1억 헤알(약 346억 원) 규모의 공금을 유용했고, 한 소프트웨어 업체가 기획부와 공공조달 계약을 체결하게 해주는 대가로 700만 헤알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베르나르두 측 변호인은 경찰이 제시한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서 "그를 체포·구금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호프만 의원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 정부의 부패 의혹에 대한 여론의 비난을 피하려고 남편을 체포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연방경찰은 베르나르두 체포에 앞서 상파울루 시에 있는 노동자당 지부를 수색했으며, 컴퓨터 하드웨어와 주요 문건들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동자당은 "테메르 정부에 대한 비판의 초점을 흐리기 위해 우리 당을 범죄집단인 것처럼 몰아붙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브라질 언론은 베르나르두 체포가 잇단 각료 사임으로 위기를 맞은 테메르 권한대행에게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테메르 정부가 지난달 12일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호메루 주카 기획장관과 파비아누 시우베이라 반(反)부패부 장관, 엔히키 에두아르두 아우비스 관광장관이 부패수사 개입과 뇌물수수 의혹으로 사임했다.
테메르 권한대행이 지난 2012년 지방선거 당시 소속 정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상파울루 시장 후보 캠페인에 선거자금을 요구한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한편, 테메르 권한대행은 최근 언론 회견을 통해 2018년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상원 탄핵특별위원회는 현재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놓고 심의·토론을 진행하고 있으며, 탄핵안에 대한 상원의 최종 표결은 8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다.
표결에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돼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하고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는 테메르 권한대행이 채운다.
테메르 권한대행은 또 각료가 추가로 사임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국정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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