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조기 대선' 논의 가열 조짐…노동계도 가세 움직임
2016/06/27
"호세프 복귀해도 정상적인 국정운영 어려울 것"
브라질에서 대통령 탄핵 사태로 초래된 정국혼란을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로 떠오른 조기 대선 논란에 노동계도 가세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규모 노동단체인 중앙 단일노조(CUT)는 이번 주 조기 대선을 지지하는 쪽으로 공식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UT의 바기네르 프레이타스 위원장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이어 탄핵심판으로 직무 정지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만나고 나서 7월 5일께 집행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CUT가 조기 대선을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면 좌파 성향의 사회단체들을 결집하는 데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의 정치 전문가들은 호세프가 탄핵을 피하고 대통령직에 복귀하더라도 의회 내 보수우파와 언론의 공세, 사법 당국의 부패 수사 때문에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레이타스 위원장은 "하원에서 호세프를 뒷받침할 의원은 전체 513명 가운데 80명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상태로는 대통령직에 복귀해도 첫날부터 보이콧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프 자신도 상원의 최종 표결에서 탄핵안이 부결돼 대통령직에 복귀하면 새로 대선을 치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호세프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새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면 나 역시 찬성할 것"이라면서 "이에 관해 국민에게 의사를 물을 것"이라고 말해 조기 대선을 위한 국민투표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속한 노동자당(PT)을 비롯한 좌파 정당들은 상원 표결에서 탄핵안 부결을 유도할 효과적인 방안이라며 환영했다. 탄핵에 유보적인 자세를 보이는 상원의원들을 설득해 탄핵안을 부결시키고, 호세프가 대통령직에 복귀하고 나서 조기 대선으로 정국혼란을 해결하자는 것이다.
상원은 지난달 12일 전체 회의 표결에서 호세프에 대한 탄핵심판 개시를 촉구한 상원 특별위원회 의견서를 채택했다. 전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55명이 찬성했고, 22명이 반대했다. 4명은 기권하거나 표결에 불참했다.
오는 8월 중순으로 예정된 상원 전체 회의 탄핵안 최종 표결에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된다.
상원의 탄핵안 표결 전망을 놓고 언론은 다소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의 조사에서 호세프 탄핵안에 대한 상원의원들의 의견은 찬성 43명, 반대 19명으로 나왔다. 19명은 의견을 밝히지 않거나 의견을 정하지 않거나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다른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조사에선 찬성 38명, 반대 18명이었고 25명은 의견을 밝히지 않거나 의견을 정하지 않았다.
탄핵 찬성 의견이 우세하지만,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54명을 채울 것인지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호세프 대통령 탄핵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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