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통과 선박에 갑문 설비까지'…파나마 새운하와 한국의 인연
2016/06/27
26일(현지시간) 개통한 파나마 새 운하와 한국의 인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기업이 새 운하 첫 통과 선박을 건조하고, 운하의 핵심 시설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파나마 운하 운영기관인 파나마운하청(ACP)에 따르면 지난 11일 그리스 동남부 항구 도시인 피레에프스 항구에서 출발한 코스코 쉬핑 파나마(Cosco Shipping Panama) 호가 개통식 당일 처음으로 새 운하를 통과했다.
컨테이너 운반선인 이 배는 이날 오전 8시께 대서양 쪽 관문인 아구아 클라라 갑문에 진입한 뒤 가토 호수를 지나 8시간여만인 오후 4시께 태평양 쪽 관문인 코콜리 갑문을 통과했다.
길이 299.98m, 폭은 48.25m로 포스트파나막스급 선박으로 분류되는 이 배의 적재 규모는 9천472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달한다.
이 선박을 제조한 것은 다름 아닌 세계 4위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1월 선박 건조를 마치고 중국 선사인 코스코에 인도했다.
코스코는 지난 4월 ACP의 추첨을 거쳐 개통식 통과 선박으로 선정되자 상징성을 고려해 선박명을 안드로니코스에서 변경했다.
이 선박은 부산항에 들른 뒤 8월 초 최종 기착지인 상하이에 도착할 예정이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파나마 새 운하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010년 한국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다국적 컨소시엄인 GUPC로부터 2억1천만 달러(약 2천400억 원) 규모의 갑문 핵심 설비 공사를 수주했다.
회사는 선박의 운하 통과 시 수위를 조절하는 소형수문 158개와 유압장치 158세트를 제작해 설치했다. 칸막이벽 84개와 이물질막이 등 총중량 2만t에 달하는 기자재도 시공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모든 설비를 2㎜ 오차 이내로 제작하고, 납기를 지켜 발주사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또 설치를 끝낸 소형수문의 누수를 확인할 때 전체 갑문에 물을 채우는 대신 이동식 특수가벽을 설치하는 방식을 도입해 공사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한 것도 호평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전남 영암군 삼호읍 일대 330만㎡ 부지에 자리 잡은 현대삼호중공업은 세계 굴지의 석유 기업을 비롯한 국내외 유명 선사에 연간 50여 척의 선박을 인도하고 있다.
연간 30여 기의 각종 산업용 크레인과 벌크 운송 설비, 운하 갑문 시설 등을 제작하는 산업설비 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파나마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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