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지역이 30여년만에 국제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사정권으로부터 벗어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르틴 레드라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는 전날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회의에 참석, "중남미 지역은 30년만에 처음으로 국제금융위기에서 먼 위치에 있다"면서 "중남미 지역은 현재 위급상황에서 벗어나 있다"고 강조했다.
레드라도 총재는 중남미 지역이 국제금융위기를 견딜 수 있는 요인으로 무역수지 흑자 확대를 들고 "최소한 향후 수개월간 가격 폭등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농산물 수출이 중남미 지역에 큰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오는 6월부터 양국간 무역대금 결제 시 미국 달러화가 아닌 자국 통화를 사용하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 조치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회원국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무역대금을 달러화로 결제할 때 발생하는 환차손과 최근의 달러화 약세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각각 헤알화와 페소화를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한편 BIS 회의에 참석한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개도국들이 지금까지는 미국발 금융위기로부터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조만간 이 같은 예외가 사라질 수 있다"면서 미국 위기가 신흥개도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