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제1당 유력인사들 둘러싸고 거액 뇌물수수 의혹 또 제기
2016/06/29
상원의장 포함 상원의원들에게 100억원대 전달 주장
검찰총장 "부패수사 중단시키려는 시도에 굴복 않을 것"
브라질의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의 소속 정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유력 인사들을 둘러싸고 또다시 거액의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대형 유통업체인 그루포 이페르마르카스(Grupo Hypermarcas)의 임원을 지낸 네우손 멜루는 제1당인 PMDB 인사들에게 로비스트를 통해 3천만 헤알(약 105억 원)을 뇌물로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그가 언급한 PMDB 인사들에는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과 호메루 주카 상원의원, 에두아르두 브라가 상원의원 등이 포함됐다.
주카 의원은 지난달 테메르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획장관을 맡았으나 부패수사를 방해하려 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임했다. 브라가 의원은 탄핵심판으로 직무 정지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에서 에너지 장관을 지냈다.
부패 혐의로 구속된 멜루는 수사에 협조하는 대가로 형량을 줄여주는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멜루의 증언에 등장하는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뇌물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칼례이루스 의장은 성명을 내고 "불법적인 돈을 받은 적이 없으며 뇌물을 받은 대가로 특정 기업이나 개인에게 혜택을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달 중순에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자회사인 트란스페트로 전 대표 세르지우 마샤두가 플리바겐을 통해 20여 명의 정치인에게 뇌물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그가 언급한 정치인에는 칼례이루스 상원의장과 주제 사르네이 전 대통령, 2014년 대선 후보였던 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 상원의원 등이 포함됐다.
특히 마샤두는 테메르 권한대행이 2012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PMDB 소속 상파울루 시장 후보 출마자 캠프에 150만 헤알을 전달하도록 주선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3월부터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가 진행된 이후 테메르 권한대행의 이름이 직접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플리바겐을 통해 유력 인사들의 부패 의혹이 잇달아 폭로되자 부패수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부패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정치권이 마비되고 국정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호드리구 자노 검찰총장은 "부패수사를 중단시키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자노 총장은 "부패수사 진행에 반대하는 것은 노예제도 폐지를 반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국정 안정을 핑계로 부패수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은 소수를 위한 사이비 주장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fidelis21c@yna.co.kr
106.247.8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