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코수르, '베네수엘라 순번의장' 문제로 내부갈등
관리자 | 2016-07-07 | 조회수 : 875
메르코수르, '베네수엘라 순번의장' 문제로 내부갈등
2016/07/07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는 사실상 반대…베네수엘라 강력 반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6개월 단위 순번 의장을 정하는 문제를 놓고 내부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순번 의장을 맡을 차례지만, 블록 내 보수우파 정권들이 반대하면서 논란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주제 세하 브라질 외교장관은 전날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를 방문, 베네수엘라가 메르코수르가 요구하는 민주주의 규정을 이행할 때까지 순번 의장을 맡기지 말자고 제의했다.
이는 베네수엘라가 순번 의장을 맡는 데 사실상 반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세하의 발언은 베네수엘라를 비판하는 우파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으로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을 해치는 것"이라면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브라질 임시 외교장관의 오만하고 부도덕한 발언을 거부한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로드리게스 장관은 브라질에서 진행되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움직임을 쿠데타로 규정하면서 "이는 호세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수천만 국민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브라질 외에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정부도 베네수엘라가 순번 의장을 맡으면 메르코수르-유럽연합(EU) 간의 자유무역협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국은 최악의 정치적 혼란과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가 메르코수르-EU 자유무역협상을 이끌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파라과이는 정치·경제 위기와 함께 인권탄압 비난을 받는 베네수엘라를 제재해야 한다며 베네수엘라 문제를 다룰 메르코수르 긴급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이 주장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메르코수르 정례 회담을 보이콧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르코수르는 오는 12일 몬테비데오에서 정례 회담을 열고 차기 순번 의장을 정할 예정이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4개국이 무역장벽을 전면 철폐하기로 하면서 출범했다. 2012년 말에는 베네수엘라를 신규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메르코수르 회원국은 한때 좌파정권 일색이었으나 이후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 중도우파 정권이 들어섰고, 브라질에서는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심판으로 직무 정지되면서 보수우파 성향의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정부를 이끌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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