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맹 정상회의 쿠바서 개막
[한국일보 2006-09-11 18:51]
50개국 참가… 카스트로 참석 여부 주목
제3세계 국가들의 모임인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가 11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개막했다.
이번 비동맹회의는 고위급 관리들의 회담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으며, 15~16일 정상회의에서 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선 주최국이자 차기 의장국인 쿠바의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병석에서 나와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이다.
1961년 미국과 당시 소련 등 강대국들 사이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동맹회의는 카스트로가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쿠바 정부는 그의 공식 참석여부를 부인했으며 권력을 임시로 이양한 라울 카스트로의 공식 일정도 밝히지 않고 있다.
정상회의 주요 의제와 관련해선 미국과 오랜 기간 대립해온 쿠바에서 열리는 만큼 미국의 외교행태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쿠바의 펠리페 페레스 로케 외무장관은 10일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국제경찰 역할을 비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의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서 다른 나라를 불법적으로 점거하거나 정권을 교체하는 미국의 ‘선제전쟁’의 위협과 고문을 위한 비밀감옥의 존재를 비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는 116개 비동맹운동 회원국 중 50개국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부시 미국 행정부가 테러지원국으로 간주하는 이란과 시리아에서는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고위 대표단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