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나 아직 살아 있어"…대선주자 지지율 1위
2016/07/18
결선투표로 가면 승리 장담하기 어려워…탄핵정국 돌파 주력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여전히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평가됐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201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주자를 대상으로 한 지지율 조사에서 좌파 노동자당(PT) 소속 룰라 전 대통령이 선두를 달렸다.
룰라의 지지율은 22∼23%로 나왔고, '아마존의 여전사'로 유명한 지속가능네트워크(Rede)의 마리나 시우바 전 상원의원이 17∼18%로 뒤를 이었다.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소속인 아에시우 네비스 상원의원은 10∼14%, 주제 세하 외교장관은 5∼11%, 제라우두 아우키민 상파울루 주지사는 4∼8%였다.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은 4∼6%에 그쳤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1∼2위 득표자를 놓고 결선투표가 치러지면 룰라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네비스-룰라 38% 대 36%, 시우마-룰라 44%대 32%, 세하-룰라 40% 대 35%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예상득표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에 있거나 약간 벗어나는 수준이어서 역전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15일 이틀간 2천792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앞서 룰라는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2018년 대선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은퇴할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의 정치 환경이 계획을 바꾸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해 대선 출마 의사를 확인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문제로 1980년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노동자당 내에서는 2018년 대선 승리를 위해 룰라가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룰라는 잇단 부패 스캔들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으나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꼽힌다.
브라질 사상 첫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룰라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집권했고, 정치적 후계자로 점찍은 호세프가 2010년과 2014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퇴임 당시 여론조사에서 71%가 룰라를 브라질 헌정 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꼽았으나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가 확대되면서 30%대로 내려앉았다.
한편, 룰라는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 부결에도 주력하고 있다.
8월 말로 예정된 상원의 탄핵안 최종 표결에서 전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그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하고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채운다.
언론 분석에 따르면 상원의원 가운데 탄핵안 찬성은 38∼40명, 반대는 18∼19명이며 22∼25명은 의견을 밝히지 않거나 의견을 정하지 않았다. 탄핵 찬성 의견이 우세하지만,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54명을 채울 것인지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fidelis21c@yna.co.kr
106.247.8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