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확장 효과 누리려면 부산항 비효율 개선해야"
2016/07/19
물동량 감소로 고민하는 부산항에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은 환적화물을 늘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사들의 파나마운하 통과 물량이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부산항은 아시아에서 미주로 가는 선박들이 마지막으로 들르는 대형 항만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있지만 파나마운하 확장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선 개선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부산항만공사가 19일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이 부산항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물동량 증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한 세미나에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형진 해운시장분석팀장은 파나마운하를 지날 수 있는 선박의 규모가 20피트 4천400개급에서 1만3천개급으로 커짐에 따라 이용 선박은 2배, 물동량은 30%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M, G6 등 글로벌 선사 동맹체들이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아시아 미주 항로에 종전보다 큰 선박들을 투입하는 한편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던 선박들을 운항시간과 비용면에서 유리한 파나마운하 쪽으로 전환함에 따라 부산항의 환적화물이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상선 남재일 운항팀장은 20피트 컨테이너 1만개를 싣는 선박을 기준으로 부산에서 뉴욕까지 운항비용이 확장된 파나마운하가 수에즈운하보다 28만1천달러(3억여원), 홍콩에서 뉴욕까지 운항하는 비용은 파나마운하가 수에즈운하보다 17만4천달러(1억9천여만원) 각각 덜 든다고 밝혔다.
남 팀장은 현대상선은 파나마운하 확장에 맞춰 미주 동부 해안으로 가는 서비스를 변경하면서 대만 가오슝, 홍콩 등 극동지역 5개 항만을 제외했기 때문에 이항만들의 환적화물이 부산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7월 현대상선이 파나마운하를 이용해 수송한 물동량이 10% 늘었다고 소개했다.
부산항만공사 장점집계에서도 부산항의 7월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이 일단 부산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환적화물은 부산항의 여건이 뒷받침하지 못하면 언제든 다른 항만으로 옮겨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휘발성이 강한' 특성이 있다.
머스크사의 서병섭 운항팀장은 부산항의 환적비용이 다른 나라 항만보다 훨씬 비쌀 뿐 아니라 다른 나라는 요금을 인하하는 데 반해 부산항은 인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팀장은 부산신항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2M의 많은 물량을 하나의 터미널에서 모두 처리할 수 없어 2개 이상 터미널을 이용해야 하는데 터미널마다 운영사가 달라 환적화물을 다른 부두로 옮겨 싣는 과정에서 추가로 운송비를 부담해야 해 환적비용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선사들이 부산항을 환적항으로 이용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2019년 이후에 추가로 선석이 공급된다 하더라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선사로선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신항의 여러 터미널을 하나의 터미널처럼 운영되도록 개선해 이러한 비용부담을 줄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항만공사가 전년 대비 일정비율 이상 물동량을 더 처리한 선사에 대해서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은 2M처럼 대규모 물량을 처리하는 선사들에겐 불리한 측면이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해양수산개발원 전형진 팀장도 환적화물 유치 경쟁력을 높이려면 터미널을 통합운영해 부두간 운송비 같은 비용을 줄여주고 부족한 부두 내에서 모든 하역작업을 처리하는 온 독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부족한 야적장을 확충하는 한편 환적화물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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