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통령 "킴벌리 클라크 대표 체포" 으름장
2016/07/20
"킴벌리, 원자재 쌓아놓고도 생산 안해"…콜롬비아 "국경 한시 개방 반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최근 현지 생산을 중단한 미국의 개인 위생용품 업체 킴벌리 클라크의 대표를 체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19일(현지시간) 엘 누에보 에랄드 등 현지언론과 AFP 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킴벌리 클라크가 소속 근로자들에게 약속한 사회보장 기금을 내지 않았다며 기업 대표를 체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누군가는 어디에 있든지 간에 반드시 감옥에 가야 한다"며 인터폴을 통해 체포 명령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킴벌리 클라크의 생산 중단으로 베네수엘라 근로자 971명이 직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킴벌리 클라크는 지난 9일부터 베네수엘라 경제 상황과 사업조건 악화를 이유로 현지 생산을 무기한 중단했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킴벌리 클라크는 수년 동안 문제가 됐던 원자재 구매 불가, 외화 부족, 높은 물가상승률 등 여러 요인을 검토해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는 킴벌리 클라크가 발표한 생산 중단 배경과 달리 공장 창고에는 원자재가 쌓여있는데도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구엘 페레스 아바드 산업부 장관은 킴벌리 클라크가 연말까지 휴지, 기저귀, 생리용품 등을 생산할 원자재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생필품 부족이 미국 등과 결탁한 보수 기업인들이 '경제전쟁'을 통해 생산과 유통량을 일부러 줄인 탓에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킴벌리 클라크 생산 중단 결정 이후 공장을 압류해 근로자들에게 양도하고 계속 생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마라카이에 있는 킴벌리 클라크 공장 생산라인 11개 중 1개 라인만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는 유가폭락에 따른 재정수지 악화를 비롯해 정부의 외환통제 정책,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극심한 식량,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극심한 식량, 생필품 부족 현상을 완화하려고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콜롬비아 국경 한시 개방 조치를 취했지만,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국경 한시 개방에 반대 방침을 밝혔다.
마리아 앙헬라 올긴 콜롬비아 외무부 장관은 "우리는 상시 개방을 원하고 있는 만큼 더는 한시적으로 베네수엘라와의 국경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보조금이 적용돼 시중가격보다 싼 식품과 휘발유 등을 콜롬비아로 밀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작년 8월부터 2천219㎞에 달하는 콜롬비아 국경을 차단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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