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통령 당선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 사면계획 없다"
2016/07/21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 당선인이 인권유린 등의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계획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20일(현지시간)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쿠친스키 당선인은 최근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인 게이코 후지모리가 이끄는 민중권력당 소속 의원의 요청에 단호히 사면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민중권력당 훌리오 가고 의원이 오는 28일 취임식 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사면해달라고 요청하자 쿠친스키 당선인은 성명을 내 "현재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거론할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다.
쿠친스키를 비롯한 다른 대선 후보들은 게이코 후보가 당선되면 아버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사면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반후지모리 정서를 자극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자행한 독재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반후지모리 정서는 1차 투표에서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한 게이코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근소한 표차로 쿠친스키에게 패하는 데 일조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2000년 재임 시절 자행한 학살과 납치, 횡령 등 혐의로 사법당국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모국이나 다름없는 일본으로 도피했다가 체포돼 2007년 페루로 강제 송환됐다. 2010년에 반(反)인권 범죄와 횡령 등이 인정돼 25년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쿠친스키는 그러나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가택연금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쿠친스키는 지난달 당선이 공식화된 뒤 세마나 이코노미카와 한 인터뷰에서 의회가 후지모리 전 대통령처럼 늙은 장기 복역수에 대해 가택연금을 허용하는 법안을 제정한다면 재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친스키는 결선투표 선거운동 기간에 의회의 입법을 전제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가택연금을 허용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가택연금 수용 방침은 게이코가 대표로 있는 민중권력당을 끌어안고, 여전히 많은 국민이 가지고 있는 반후지모리 정서에도 역행하지 않는 이중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도 우파 성향의 민중권력당은 130석 중 73석을 차지하고 있는 다수당이라 쿠친스키가 국정운영을 하는데 협조가 필수적이다. 쿠친스키가 소속된 중도우파 성향의 변화를 위한 페루인 당의 의원 수는 18명에 불과하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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