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정부는 11일 세계화에 발맞춰 다국적 기업들을 국내에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오는 2017년까지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면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레오나르도 가르니에 교육장관은 정부와 경제계, 사회단체들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도 산 호세 중심부의 한 학교에서 열린 모임에서 영어교육 목표를 제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코스타리카에서는 18세 이상 성인들 가운데 11%(28만명)가 영어를 중심으로 외국어구사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는 데 이 규모의 인력으로는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기업들에 인력을 공급할 수 없는 것이 코스타리카 정부의 판단이다.
가르니에 장관은 영어 교육을 강화해 오는 2017년부터 배출되는 중등교육 과정 졸업생들 가운데 최소한 25%가 길고 복잡한 문장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능숙하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머지도 어느 정도 차이는 있어도 영어 문장 이해에 어려움이 없고 일상에서 영어를 구사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가르니에 장관은 "세계화로 국경이 없어지면서 서로 다른 문화, 습관, 언어들 사이에서 통합과 상호의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고 "코스타리카 정부는 다양한 도전을 할 것이며 그 중에 하나가 외국어 능력 향상"이라고 말했다.
가르니에 장관은 이어 "외국어 능력 향상은 국가 경쟁력 강화와 경제 전반에 좋은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교육, 문화, 생활, 외교 그리고 국제관계 등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타리카 정부가 다국적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인텔, 휴렛 패커드, 후지쓰, 사이케스, 웨스턴 유니언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진출하면서 2만개의 고급 일자리가 생겨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올해에 영어 구사 능력을 갖춘 고급인력 5천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나 기업들이 원하는 고급인력을 제대로 공급할 수 있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