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지카 대유행' 종식 선언…전문가들 "너무 일러" 우려
2016/07/26
콜롬비아 정부가 25일(현지시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자국 내에서 진정세로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
페르난도 루이스 보건부 차관은 이날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규모가 일주일에 600∼700건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대유행 단계에서 풍토병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루이스 차관은 "10개월 만에 지카 바이러스 대유행 단계가 끝났다고 선언할 수 있다"면서 "콜롬비아는 미주 대륙에서 처음으로 대유행 종식을 선언한 국가"라고 설명했다.
콜롬비아 보건당국은 이에 따라 지카 바이러스 창궐 시기에 내렸던 임신 연기 권고를 해제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지카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던 시기에 미처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임신한 여성들이 많은 만큼 향후에 100∼300명의 소두증 신생아가 태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많은 질병 전문가는 향후 수개월 내에 콜롬비아에서 지카 바이러스 전염을 매개하는 모기가 늘어나는 계절이 도래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때 이른 종식 선언에 우려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와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에 물린 사람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또 성관계를 통한 전염 등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변수가 많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성관계를 통해서 남성에게서 여성에게로, 그 반대의 경우로도 전파되고, 감염된 남성의 정액에서 지카 균이 최대 3개월간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최대 창궐 대륙인 중남미에서 콜롬비아는 브라질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감염자가 보고된 나라다.
콜롬비아 보건당국은 지카 창궐 초기에 45만∼60만 명이 감염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콜롬비아의 지카 감염자는 10만 명에 달하며 소두증 신생아가 태어난 사례는 최소 21건으로 보고됐다. 감염자의 80%는 자각 증상 없이 치유되므로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 학자들은 이달 초 2∼3년 이내에 많은 사람이 자체 면역력이 생기면서 중남미에서 지카 바이러스 창궐 현상이 끝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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