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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최대축제 경제효과 의구심…"최대 150억弗 적자 우려"
관리자 | 2016-08-02 |    조회수 : 920
지구촌 최대축제 경제효과 의구심…"최대 150억弗 적자 우려"

2016/08/01

소치의 교훈에 경기침체 겹쳐…2024년 올림픽 개최희망지 줄줄이 포기
 

올림픽을 주최하는 데 따른 비용 부담이 막대한 탓에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가 불안한 장래를 맞이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2014년 개최된 소치 동계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들인 대회였다. 인프라 구축을 포함한 총비용은 510억 달러였고 스포츠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비용만도 219억 달러에 이를 정도였다.

리우 올림픽의 주최측이 밝힌 비용은 41억 달러로, 소치 올림픽과 비교하면 소박한 수준이다. 이는 교통망을 포함한 인프라 비용을 포함한 것이 아니어서 실제 비용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리우데자네이루가 2016년 하계 올림픽 주최국으로 결정될 당시에 브라질은 경제적으로 호시절을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브라질 경제는 100여년 만에 최악의 경제 침체를 맞고 있어 국민들의 열기도 시들하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올림픽을 반대하는 비율이 50%에 이른다. 2013년의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반대 비율이 2배나 오른 셈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을 주최하는 비용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을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 2022년 동계 올림픽에 이어 2024년 하계 올림픽도 당초 유치를 희망했던 도시들이 줄줄이 포기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IOC 전직 홍보담당관이었던 마이클 페인은 소치 올림픽이 잠재적인 올림픽 주최국들을 움츠러들게 했다고 지적하면서 "작은 도시들이 어디서 500억 달러를 마련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1976년 캐나다의 몬트리올 시는 올림픽을 개최한 후유증으로 파산 직전의 상황에 몰린 바 있다. IOC는 이에서 교훈을 얻어 기업 스폰서 계약과 방송중계권 판매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이를 개최도시와 분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각국 정부와 도시들은 올림픽 유치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 선정과정에는 이런 모습이 확연했다. 

폴란드와 스위스, 스웨덴, 우크라이나 등의 도시들이 유치를 희망했다가 중도에 포기했다. 모두가 개최 비용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IOC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한 노르웨이의 오슬로에 희망을 걸었으나 천문학적 비용을 국민에게 납득시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2013년 10월 IOC위원들이 오슬로 측에 특전을 요구했다는 언론의 폭로가 나오면서 여론은 부정적으로 일변했다. 

오슬로가 탈락하면서 유치 희망국은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와 중국 베이징만이 남게 됐다.

올림픽을 국력을 과시하는 무대로 삼고자 했던 주최국 정부들은 17일 동안 벌어지는 이 행사가 장기적으로 초래할 경제적 효과를 애써 강조해왔다. 

그러나 올림픽의 가치가 높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의 스테판 시만스키 교수는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IOC는 소치 올림픽을 포함한 다수 대회의 천문학적 비용은 과장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프라 비용은 티켓과 상품, 방송중계권 판매를 통해 충당할 수 있는 대회 운영비와는 별개로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 IOC측의 주장이다.

경제학자들은 이에 대해 대회가 열리지 않는다면 인프라 구축 비용이 발생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인프라 비용이 전체 비용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한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사이드 경영대학원의 연구진들은 지난달 30개의 하계 및 동계 올림픽을 분석한 결과, 실제 개최비용을 당초 예상한 범위 내로 맞춘 대회는 단 하나도 없었으며 근 절반이 목표치를 100%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상 최대의 서커스: 올림픽과 월드컵 개최에 숨은 경제적 도박'의 저자인 앤드루 짐발리스트 교수는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면 최대 150억 달러의 적자를 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짐발리스트 교수는 적자는 관광산업과 무역, 투자의 확대를 통해 장기적으로 적자를 메울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런던과 베이징 올림픽의 경우, 대회 개최 기간에 오히려 외국인의 입국이 줄었고 번잡함을 피하려는 내국인의 출국이 늘어났다는 연구 사례를 상기시켰다.

올림픽이 무역과 외국인 직접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아예 없거나 거의 없으며 오히려 많은 도시가 놀고 있는 경기 시설을 유지하는데 계속 돈을 들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없지 않다.

짐발리스트 교수에 따르면 1984년의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과 1992년의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후유증을 피한 모범적 사례에 속한다. LA올림픽 주최측은 기존 경기시설을 주로 활용하고 기업 스폰서를 적극적으로 받아 소폭의 흑자를 낼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수년간 부진했던 도시 혁신 부문의 투자를 늘리는 기회로 삼았다.

짐발리스트 교수는 바르셀로나의 경우, 올림픽이 도시를 위해 개최된 것이었지만 다른 모든 도시는 그 반대의 경우였다고 지적했다. 사이드 경영대학원의 연구보고서도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역대 3번째로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성공작이었다고 평가했다.

IOC는 경기장들과 선수촌이 한 곳에 집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포기한 상태다. 그러면서 향후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들에 기존 시설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런 노력도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과정에는 별다른 효과를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보스턴이 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유치를 포기했고 이어 독일 함부르크도 주민투표에서 부결되자 발을 뺐다. 

기성 정치권에 비판적인 오성운동 출신의 여성 정치인 비르니지아 라지가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로마의 개최 가능성도 흔들리고 있다. 라기 시장은 "시 정부의 적자가 이미 1천300억 유로여서 더는 부채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로마가 철수한다면 남은 도시는 LA와 파리, 부다페스트 뿐이다. 부다페스트는 올림픽을 개최한 경험이 없는 유일한 도시고 IOC도 개최지 다변화를 바라고 있지만 거의 승산이 없다는 말들이 IOC관계자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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