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베네수엘라 메르코수르 순번의장 인정 못해"
2016/08/03
외교장관, 회원국 정부에 공식 서한으로 반대 의사 전달
브라질 정부는 베네수엘라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순번 의장을 맡는 데 반대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주제 세하 브라질 외교장관은 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 다른 회원국 외교장관들에게 서한을 보내 "브라질은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순번 의장 수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하 장관은 "브라질 정부는 메르코수르의 합법성과 정당성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베네수엘라는 순번 의장을 맡을 기본적인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세하 장관의 발언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난주 메르코수르 순번 의장을 맡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으로 나온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순번 의장 수임에 대해 중도좌파 성향의 우루과이 정부는 지지하지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의 우파 정부는 반대하고 있다.
앞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은 베네수엘라가 메르코수르 정회원국 자격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면서 순번 의장을 맡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베네수엘라가 지난 2012년 메르코수르 가입 당시 4년 안에 공동관세 적용 등 정회원국이 되는 데 필요한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4개국이 무역장벽을 전면 철폐하기로 하면서 출범했다. 2012년 말에는 베네수엘라를 신규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메르코수르 회원국은 한때 좌파 정권 일색이었으나 이후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 중도우파 정권이 들어섰고, 브라질에서는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심판으로 직무 정지되면서 보수우파 성향의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정부를 이끌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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