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더러운 전쟁' 기밀해제 문서 아르헨티나에 전달
2016/08/05
미국이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시절의 인권탄압, 이른바 '더러운 전쟁'(Dirty War)과 관련된 기밀해제 문서 일부를 아르헨티나에 전달했다.
4일(현지시간) 클라린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월 아르헨티나를 국빈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과 인권단체의 더러운 전쟁 관련 기록 공유 요청을 수락했다"면서 "그 약속에 따라 오늘 기밀해제 문서 1차분을 전달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자료와 문서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관계는 흥미진진하고 미래지향적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며 "양국은 과거의 교훈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러운 전쟁'은 1976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이 1983년 민주화로 물러날 때까지 좌익 반군은 물론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야당 정치인과 학자 학생, 노동조합원 등을 비밀리에 납치·감금·고문·살해한 것을 일컫는다.
미국은 남미에서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다는 전략에 따라 남미 군사독재 정권들의 폭정을 알면서도 눈감았을 뿐 아니라 비밀리에 방조했다는 의혹을 샀다.
7년간의 군부 독재 기간에 실종되거나 피살된 이는 아르헨티나에서만 적게는 1만3천 명, 많게는 3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들 희생자의 어린 자녀 수백 명이 군사정권에 의해 남의 집에 강제입양되기도 했다.
미국은 2002년에 '더러운 전쟁'과 관련해 기밀해제 된 국무부 문서 4천700건을 공개한 바 있다.
케리 장관은 또 경제인들과 한 조찬 간담회에서 친 시장주의자인 마크리 대통령이 추진하는 경제개혁에 대해 "아르헨티나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변하지 않는 만큼 좀 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베네수엘라 정부를 겨냥해서는 야권이 추진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국민소환 투표가 연내에 실시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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