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호세프-노동자당 '조기대선 국민투표' 놓고 이견
2016/08/06
호세프 "대통령 복귀하면 국민투표 추진"…노동자당 "현실성 떨어져"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좌파 노동자당(PT)이 대선을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놓고 견해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정국이 장기화하면서 호세프 대통령과 노동자당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조기 대선 약속을 내걸고 상원의원들을 설득해 탄핵안을 부결시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호세프는 탄핵안이 부결되고 대통령직에 복귀하면 2018년 대선을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상원의원 81명 전원에게 보낼 예정이다. 서한은 10일 중 전달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그동안 대통령 탄핵 사태로 초래된 정국혼란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대선을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노동자당 내에서는 '조기 대선' 카드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자당의 후이 파우카웅 대표는 전날 "조기 대선을 위한 국민투표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이 제의를 거둬들일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파우카웅 대표는 국민투표를 거쳐 조기 대선이 이뤄지더라도 최소한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들었다. 그렇게 되면 결국 2018년 대선과 겹치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21명의 상원의원으로 이루어진 탄핵특별위원회는 전날 표결에서 찬성 14표, 반대 5표로 호세프 대통령 탄핵 보고서를 채택하고 상원 전체회의에서 탄핵안을 처리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히카르두 레반도브스키 대법원장이 주재하는 상원 전체회의가 열려 보고서에 대한 표결을 벌인다.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41명 이상이 찬성하면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가 인정된다.
이후 레반도브스키 대법원장은 상원 전체회의를 열어 탄핵안 최종표결을 진행한다.
상원 전체회의 최종표결에서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그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하고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는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채운다.
반대로 의원 27명 이상이 반대하면 탄핵안은 부결되고 호세프는 즉각 대통령직에 복귀한다.
상원 전체회의 탄핵안 최종표결은 25∼26일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에 대한 의원 개인의 의견 발표와 찬반 선언은 5일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탄핵안 최종표결 절차는 31일에 끝날 수 있다.
상원의 탄핵안 최종표결 결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브라질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상원의원 가운데 40∼44명은 탄핵안에 찬성하고 18∼19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23명은 의견을 밝히지 않거나 의견을 정하지 않고 있다.
탄핵 찬성 의견이 우세하지만,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54명을 채울 것인지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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