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횡령 증언 거부 아르헨 인권단체 지도자 체포영장 철회
2016/08/06
5월 광장의 어머니들 회장 "법정 증원 원하면 체포해라"
아르헨티나 법원이 대표 인권단체인 '5월 광장의 어머니들' 지도자가 공금횡령 사건에 대한 증언을 거부하자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가 철회했다.
5일(현지시간) 라 나시온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법원은 최근 5월 광장의 어머니들 회장인 에베 데 보나피니(87ㆍ여)가 저소득층 주택 지원사업과 관련한 공금횡령 재판의 증언을 두 차례 거부하자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법원은 보나피니가 법정 출석을 완강히 거부함에 따라 체포 영장을 철회했다고 중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가 보도했다.
보나피니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던 마르셀로 마르티네스 데 기오르기 판사는 이날 "체포 영장 발부는 언제든지 그녀가 체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그러나 이번 조치는 중단됐다"고 말했다.
보나피니는 이날도 법정에 출두해 증언하지 않을 방침이며 대신 마르 델 플라타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5월의 광장 어머니들의 변호사인 에두아르도 파찰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녀는 일상적인 생활을 계속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그들이 내가 법정에서 증언하기를 원한다면 나를 체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 단체가 추진한 5천300만 달러(약 590억 원) 규모의 저소득층 주택 지원사업이 20011년 자금 부족 등의 이유로 갑자기 중단된 이후 공금횡령 여부를 수사해왔다.
보나피니는 이 사건에 직접 기소되지는 않았지만, 핵심 증인으로 채택됐다.
검찰은 이 단체에 한때 소속된 변호사가 보나피니를 비롯한 단체 간부들을 이용해 공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전날 보나피니를 법정으로 호송하기 위해 경찰들을 5월 광장의 어머니들 사무실로 보냈으나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그는 이를 거부한 채 미니밴을 타고 5월 광장으로 향했다.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은 군사독재 정권 시절(1976~1983년)의 실종자 가족들로 이루어진 단체로 1977년 4월 탄생했다. 이 단체는 매주 목요일마다 5월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보나피니의 아들 2명도 군사정권에 의해 실종됐다.
그러나 이 단체는 2007∼2015년에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면서 여러 재정지원을 받아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정치 조직화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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