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뱀왕조' 비밀 풀 왕실 무덤 벨리즈서 발굴
2016/08/08
중앙아메리카의 벨리즈에서 고대 마야문명 '뱀 왕조'의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왕실 무덤이 발굴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노던 애리조나대와 벨리즈 고고학회 탐사팀은 벨리즈 고대 도시 수난투니치의 마야 유적지에서 1천3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왕실 무덤을 최근 발견했다.
탐사팀은 지상에 지어진 한 신전의 중앙계단을 따라가던 중 지하 4.8~7.9m 부근에서 가로 4.5m, 세로 2.4m의 매장실을 발굴했다. 이는 벨리즈 마야 유적지에서 발견된 무덤 중 최대 규모다.
무덤에서는 성인 남성의 유골이 남쪽을 향해 눕혀져 있는 형태로 발견됐다. 탐사팀은 이 남성의 신분이나 사인에 대해서는 추가적 분석이 필요하지만, 사망할 당시 나이는 20~30살 사이로, 건장하고 근육질의 남성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상형문자판, 흑요석 검, 재규어와 사슴의 뼈, 목걸이로 보이는 옥 구슬 등 당시 마야인들의 삶을 짐작할 수 있는 유물들도 대거 출토됐다.
탐사팀은 이 무덤이 7세기 주변 지역을 점령했던 마야 '뱀 왕조'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뱀 왕조의 왕족들은 뱀 머리를 그린 문장으로 집을 장식해 이러한 명칭이 붙여졌다.
탐사를 주도한 제이미 오는 "상형문자판을 찾은 것이 무덤을 발견한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이는 뱀 왕조와 관련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무덤이 마야문명의 전통적인 축조방식과 다르게 건축됐다는 점도 탐사팀은 지적했다.
마야인들은 원래의 건축물에 매장실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무덤을 만들었지만 이번에 발견된 무덤은 신전과 함께 만들어져 당시로는 드문 방식이라는 것이다.
오는 "지상에 있는 신전은 무덤을 둘러쌀 목적으로 건설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마야의 전형적인 건축양식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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