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테러 은폐' 혐의 페르난데스 아르헨 전 대통령 조사 재개
2016/08/11
아르헨티나 사법당국이 1990년대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재개를 추진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국영통신인 텔암에 따르면 클라우디오 보나디오 판사는 그간 동료 판사인 다니엘 라페카스에게 사건 서류를 넘겨달라고 요청했고, 라페카스 판사가 전날 이를 수락했다.
라페카스 판사는 작년에 종결지은 페르난데스에 대한 조사를 재개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이번 사건은 1994년에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조사하다가 지난해 1월 의문의 죽임을 당한 알베르토 니스만 특별검사가 맡았었다.
니스만은 1994년 7월 18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아르헨티나-유대인 친선협회(AMIA)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조사했다. 중남미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이 사건으로 85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니스만은 이란의 지원을 받은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폭탄테러를 저질렀다고 발표하고 이란 당국자들을 인터폴을 통해 수배했다.
그는 특히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등이 이란과 관계를 정상화해 석유를 확보하려고 이란 당국자들에 대한 수배령 철회를 시도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이런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고, 비공개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둔 지난해 1월 18일 머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보나디오 판사는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건의 사건을 맡고 있다.
그는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부정축재 재판 등을 비롯해 페르난데스 전 정권에서 외교부 장관으로 일한 엑토르 티메르만에 대한 사건도 담당하고 있다. 니스만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과 티메르만 전 장관이 폭탄테러 사건 은폐를 공모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페르난데스 측 변호인은 현지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보나디오 판사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려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보나디오 판사는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애걸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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