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군이 좌익게릴라 토벌 과정에서 에콰도르 영토를 침범한 사건을 계기로 전쟁불사 운운했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이견을 접어두고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과 우리베 대통령은 13일 심야 성명에서 두 사람이 전화로 대화를 했으며 가까운 장래에 직접 만나 양국 관계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부는 양국관계 강화를 위해 두 정상이 곧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언제 만날 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양국 정상은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양국이 어떠한 폭력단체들로부터도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신뢰와 상호협력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성사된 이날 대화에서 양국 대통령은 "양국 정부간에 가장 좋은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의사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콜롬비아 군의 에콰도르 영토 침입 이후 차베스와 우리베 대통령은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설전을 펴다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개최된 리우그룹 정상회담을 계기로 극적으로 화해한 데 이어 정상회담 개최까지 합의함으로써 전쟁불사까지 언급하던 대립은 일단 막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우리베 대통령을 '거짓말쟁이', '범죄자', '마피아' 그리고 '미 제국의 강아지' 등으로 몰아세우던 차베스 대통령이 이처럼 갑자기 화해제스처를 취하고 나선 것은 현실을 반영한 전략 변경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로서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 콜롬비아가 연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중요한 교역국으로 특히 품귀현상이 더해지고 있는 기초식료품들을 콜롬비아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관계정상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에콰도르 정부는 13일 최소한 3월 말까지 콜롬비아 정부와 외교관계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였다.
마리아 이사벨 살바도르 외무장관은 현지 TV와 회견에서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 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3월 말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