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생필품난 베네수엘라 인도적 위기"…베네수엘라 '발끈'
2016/08/16
베네수엘라 유엔대사 "문제 있지만 인도주의 위기와 거리 멀어"
베네수엘라가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적을 베네수엘라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고 현지언론과 UPI통신 등 외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반기문 총장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과 면담 자리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반 총장은 당시 "음식, 의류 등 생필품을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보건, 수도 등 기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불안정이 베네수엘라에서 인도주의적인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라파엘 라미레스 베네수엘라 유엔 대사는 현지 방송인 텔레벤과의 인터뷰에서 "반기문 총장의 발언은 잘못됐으며 이상하다"면서 유엔 수장인 반 총장이 어디서 정보를 얻었는지를 되물었다.
라미레스 대사는 "우리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도주의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다음 달 비동맹국 운동 정상회담에서 반 총장과 만나 이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이 우리와 관련된 잘못된 수치와 주장을 어디서 입수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 하락과 통제 경제로 음식, 휴지 등 기초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그러나 생필품 부족이 미국 등과 결탁한 보수 기업인들이 '경제전쟁'을 통해 생산과 유통량을 일부러 줄인 탓에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3일 콜롬비아와의 국경 부분 재개방 첫날에만 베네수엘라 국민 5만4천 명이 생필품을 사려고 콜롬비아로 건너갔으며 이 중 81%가 귀국했다. 주말 동안 베네수엘라인 약 15만 명이 입국했다고 콜롬비아 이민 당국은 밝혔다. 앞서 지난달 3회에 걸쳐 임시로 양국 국경이 개방됐을 때도 15만 명이 콜롬비아서 생필품 원정 쇼핑을 했다.
현재 양국 간 국경 이동은 도보로만 가능하지만 양국은 조만간 차량 이동도 허용하는 등 점진적으로 개방을 확대할 방침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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