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호세프 탄핵심판 마지막 절차 시작…탄핵안 통과 유력시
2016/08/26
테메르 권한대행, 대통령 취임 준비…첫 공식 일정은 G20 정상회의 참석
호세프, 29일 상원 출석해 탄핵 부당성 호소…룰라 "헌법이 찢기는 날"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을 위한 마지막 절차가 25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됐다.
브라질 상원은 탄핵 사유에 대한 공방과 의원들의 의견 발표, 찬반 선언을 진행할 예정이다. 29일에는 지난 5월부터 직무 정지 상태인 호세프 대통령이 상원에 직접 출석해 탄핵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탄핵안 부결을 촉구한다. 상원의 탄핵안 최종표결은 30일 시작되며 31일 중 표결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최종표결에서 전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되고,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한다.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채운다.
반대로 찬성 의원이 54명에 미치지 못하면 탄핵안은 부결되고 호세프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한다.
테메르 권한대행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최소한의 찬성표를 확보했다"며 탄핵안 통과를 낙관했다.
테메르 권한대행 측은 최소한 61명이 탄핵안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테메르 권한대행이 의회 다수의 지지를 바탕으로 국정을 수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질 주요 언론도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언론 분석을 보면 상원의원 가운데 48∼49명은 탄핵안에 찬성하고 18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15명은 의견을 밝히지 않거나 의견을 정하지 않고 있다.
테메르 권한대행은 탄핵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고 다음 달 4∼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음 달 7일 브라질 독립기념일에는 대통령으로서 첫 TV·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정치·경제 위기 극복을 이한 단결과 협력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호세프는 전날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자신에 대한 탄핵 추진을 '쿠데타'로 거듭 규정하며 "뻔뻔스러운 테메르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호세프 대통령은 29일 상원 출석을 염두에 두고 "이 나라에서 다시는 쿠데타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민주주의 이름으로 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후견인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국가적으로 수치스러운 1주일이 될 것"이라며 탄핵심판을 강하게 비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노동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호세프 대통령 탄핵심판을 추진하는 상원의원들과 노동자당(PT) 연립정권에 참여했던 정당을 비난하면서 "오늘은 브라질 헌법이 갈가리 찢기는 날"이라고 주장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면서 1980년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노동자당은 '좌파의 아이콘' 룰라에게 당 대표를 맡겨 2018년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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