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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프 탄핵으로 브라질 '우클릭'…남미 좌파벨트 '흔들'
관리자 | 2016-09-01 |    조회수 : 904
호세프 탄핵으로 브라질 '우클릭'…남미 좌파벨트 '흔들'

2016/09/01 

좌파 퇴조 도미노 위기감 확산…좌파정권, 탄핵 강경대응으로 결집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탄핵으로 대통령에서 물러남에 따라 남미 좌파가 다시 한 번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젊은 시절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무장 게릴라 활동을 펼쳤던 호세프는 '남미 좌파의 아이콘'인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다. 

남미 좌파 블록의 맏형 역할을 해온 브라질 좌파 정권이 우파 성향으로 교체됐다는 것은 그만큼 역내 정치 판도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호세프의 퇴진을 계기로 한때 남미를 물들였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 시대가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이 호세프 탄핵에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서며 결집하는 것은 좌파 퇴조 바람이 도미노처럼 확산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바탕에 깔렸다. 

남미에서 온건 사회주의 좌파 물결이 강하게 일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다. 

1999년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의 전 대통령의 당선을 시작으로 브라질(2002년), 아르헨티나(2003년), 우루과이(2004년), 칠레·볼리비아(2006년) 등에서 좌파가 줄줄이 정권을 잡았다. 

남미 좌파는 2010년을 전후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같은 해 10월 브라질을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페루, 베네수엘라 등의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당선돼 건재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불어닥친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과도한 복지 재정 지출 등으로 경제위기가 불거졌다. 여기에 장기 집권에 따른 부패 스캔들은 좌파국가 국민에게 피로감을 안겨줬다.

이에 따라 작년 말부터 남미 좌파 블록을 흔드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친(親) 기업 성향의 우파 정치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12년간 지속된 '좌파 부부 대통령'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어 12월에 치러진 베네수엘라 총선에서는 중도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야권 연대 민주연합회의(MUD)가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해 17년 만에 처음으로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에 압승을 거뒀다. 

특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저유가로 촉발된 경제난 탓에 국민소환 투표 위기에 몰렸고, 일각에서는 쿠데타설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 달 1일 국민소환 투표의 조속한 진행을 요구하는 야권의 대규모 시위가 예고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3선 중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 2월 자신의 4선 연임을 위한 개헌 국민투표를 시행했지만 혼외 자식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부결의 쓴맛을 봤다. 

페루도 세계은행 경제학자 출신인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후보가 지난 6월 결선투표 끝에 당선돼 우파 정권으로 바뀌었다. 

칠레에서는 한때 80%가 넘었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의 지지율이 경제침체와 각료 사퇴 등의 영향으로 지난 6월 22%로 추락하면서 내년에 정권 재창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남미 대륙 12개국 가운데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를 뺀 10개국이 좌파정권이었지만, 불과 1년여 만에 아르헨티나, 브라질 정권이 우파로 교체됐다. 

남미 좌파정권의 퇴조는 베네수엘라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순번 의장 수임 문제를 둘러싼 좌ㆍ우 대립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직전 순번 의장을 맡았던 우루과이가 관례대로 베네수엘라에 순번 의장을 넘기겠다고 밝혔으나 우파 정권이 들어선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1991년 출범한 메르코수르는 한때 좌파정권 일색이었으나 우파 정권이 우세한 상황으로 변했다.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 중도우파 정권이 들어서고, 브라질에서도 탄핵으로 퇴진하는 호세프를 대신해 보수우파 성향의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남미 좌파의 몰락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전을 겪는 좌파정권들이 사회ㆍ경제적 불평등 축소보다는 점차 실용을 중시하는 온건주의로 변화하는 등 내부적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조용히 일고 있기 때문이다. 

3연속 집권한 좌파 지도자가 빈곤율을 낮추고 투명성을 높인 우루과이는 우파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거론된다. 

한편 브라질의 우파 테메르 정부는 출범 하자마자 주변 좌파 정권 국가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볼리비아가 탄핵에 항의해 브라질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자 브라질도 이들 3개국에 파견된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이며 맞대응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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