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줄 서 생필품 구매 베네수엘라 시민 70% 돈 벌러 되판다"
2016/09/10
베네수엘라에서 의약품과 생필품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선 시민의 70%가 차익을 노리고 구매물품을 암시장에 다시 팔고 있다고 주장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중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에 따르면 중남미 시장조사기관 다타날리시스의 루이스 비센테 레온 사장은 "8∼10시간씩 긴 줄을 서서 산 의약품과 생필품을 암시장에 되팔아 최저 임금의 9∼12배를 버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레온 사장은 "누군가가 최저 임금의 10배 안팎을 벌 수 있다면 이런 불법 행위는 자연스러운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 시장과 암시장 간의 가격 차이가 존재하는 경제 왜곡 현상으로 '생필품 되팔기'(Bachaqueo) 현상은 더 심화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다타날리시스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생필품 가격은 정부가 통제하는 공정 가격의 8∼10배였으며 최근에는 시중가의 50∼100%에 달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전 국민이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재정 지출을 통해 식품 등 일부 기초 생필품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주 수입원인 원유의 국제 가격이 하락하면서 정부가 수요보다 부족한 양을 수입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정부 공식 환율로 수입된 제품과 현지 생산품을 다시 인근 국가로 밀수출하거나 시중에 되팔아 공식 환율과 암시장 환율 간의 가격 차에 따른 이득을 노린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일부 시민이 긴 줄을 서서 정부 보조금으로 할당된 생필품을 구매한 뒤 사재기 업자에게 더 높은 가격을 주고 되파는 일이 흔하다는 것이다. 일부 민간 기업들도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공급물량을 조절해 생필품 부족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 국가공급위원회(Gmas)는 지난 7월 12일부터 이달 1일까지 유통 효율화 작전을 벌여 생필품 되팔기로 빼돌려진 물품 총 12만7천534t을 몰수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런 되팔기가 저유가에 따른 경제난과 겹쳐 의약품과 식품 등 생필품, 휘발유 등의 부족 현상을 한층 심화시켰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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