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前브라질 대통령, 부패혐의 기소…"부패스캔들 최고사령관"(종합2보)
관리자 | 2016-09-19 | 조회수 : 1048
룰라 前브라질 대통령, 부패혐의 기소…"부패스캔들 최고사령관"(종합2보)
2016/09/15
부인 등 7명도 함께 기소…다음달 지방선거에도 영향 미칠 듯
브라질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부패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됐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연방검찰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돈세탁과 허위진술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연방검찰은 룰라 전 대통령 외에 그의 부인 마리자 레치시아와 '룰라 연구소'의 파울루 오카모토 소장, 대형 건설업체 OAS 관계자 5명도 함께 기소했다.
룰라 등에 대한 기소는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돼온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에 따른 것이다.
'라바 자투'는 대형 건설업체들이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이 오간 사건에 대한 수사로, 지금까지 이 수사를 통해 드러난 뇌물은 6천500만 헤알(약 220억 원)이다. 뇌물 가운데 일부는 돈세탁을 거쳐 주요 정당에 흘러든 것으로 파악됐다.
연방검찰이 룰라 전 대통령에게 부패혐의를 직접 적용해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방검찰은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싸고 벌어진 부패 스캔들에서 룰라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그 대가로 OAS로부터 편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제우탕 달라그노우 검사는 룰라 전 대통령이 이번 페트로바스 뇌물 사건의 "최고사령관"이라며 "룰라는 부패 수법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지휘했다"고 말했다.
또 룰라 전 대통령과 그 부인이 2010년 대통령직을 내려놓고도 부패 행각을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앞서 연방경찰은 룰라 부부가 상파울루 주 과루자 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사문서위조와 돈세탁 등 혐의가 포착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연방경찰 관계자는 "룰라 부부가 OAS로부터 불법적인 혜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으나 룰라 측은 아파트 취득과 관련해 어떠한 위법 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룰라의 변호인은 검찰 측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횡설수설한다면서 "이 같은 혐의 제기는 민주법제와 브라질 국민의 지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룰라가 부패 혐의로 기소되면서 다음 달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이번 지방선거는 탄핵정국을 거쳐 좌파정권에서 우파정권으로 세력이 교체되고 나서 치러지는 첫 번째 선거다. 미셰우 테메르 새 대통령 정부에 대한 평가이자 2018년 대선과 총선을 앞둔 전초전 양상도 띠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으로 위기에 몰린 좌파 노동자당(PT)은 룰라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최대 격전지인 상파울루 시장 선거에서는 노동자당 소속 현직 시장의 재선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는 등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에서 노동자당이 완전히 밀리게 된다면 남미의 좌파정당 위기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우파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집권에 성공하고, 브라질에서도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 당하는 등 중남미 좌파정권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좌파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국민소환 위기에 내몰려있다.
한편, 룰라 기소로 '반 테메르' 시위가 가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호세프 탄핵 이후 주요 도시에서는 테메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상파울루에서는 지난 4일 주최 측 추산 10만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테메르 대통령 집권을 '쿠데타'로 규정하면서 테메르 퇴진과 새로운 대선을 촉구했다.
(상파울루·서울=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김경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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