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반군 FARC "정당으로서 투쟁 이어갈 것"
2016/09/18
콜롬비아 최대 좌익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앞으로 무기를 내려놓고 기성 정치 체제 속에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는 17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남부 엘 카구안에서 열린 FARC 제10차 전국 회의에서 "FARC는 비무장 정당으로서 우리의 메시지를 전파하고자 하며 50년의 전쟁을 끝내고 콜롬비아를 변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티모첸코'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론도뇨는 "우리의 가장 큰 열망은 변혁의 물결이 압도적이 될 때까지 우리의 메시지를 더욱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이 전쟁엔 승자도 패자도 없다. 가장 위대한 만족은 언제나 평화의 달성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1964년 농민 반란을 계기로 설립돼 50년 넘게 정부와 내전을 벌인 FARC는 최근 3년 9개월간 협상 끝에 지난달 콜롬비아 정부와 평화협정에 합의했다.
제10차 전국 회의에서 FARC가 이를 비준하면 론도뇨와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오는 26일 이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어 내달 2일에는 평화협정에 대한 콜롬비아 국민 투표가 열려 협정 채택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콜롬비아 초코 지방의 FARC 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존 게레로(24)는 "우리는 평화에 표를 던질 것"이라며 "평화협정 협상에서 합의된 것은 콜롬비아의 문제에 대한 해법"이라고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평화협정이 국민 투표를 통과하고 FARC가 기성 정계에 진입하면 FARC는 빈농과 좌파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통신은 전망했다.
다만 FARC 출신 게릴라들이 범죄 조직 혹은 콜롬비아 내 제2 좌파 반군인 민족해방군(ELN)에 가담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FARC 지도부가 체포·수감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평화협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산토스 대통령은 이 문제를 군사적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국내 반대파들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평화협정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의견이 절대다수를 이루고 있어 국민 투표 통과가 무난할 전망이다.
(보고타=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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