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테메르 유엔총회 연설 도중 중남미 일부 대표단 퇴장
2016/09/21
호세프 탄핵에 대한 반발…"테메르 메시지 듣지 않을 것"
유엔총회에서 중남미 일부 국가들이 탄핵으로 집권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동안 중남미 일부 국가 대표단이 회의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기조연설을 한다.
에콰도르 외교장관은 이 신문에 "에콰도르와 코스타리카,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 대표단이 퇴장했다"고 말했다.
이들 국가는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탄핵에 대해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외교부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브라질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테메르 대통령의 메시지를 듣지 않은 것은 주권적이고 독자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새 정부 출범이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브라질은 매우 길고 복잡한 과정을 막 지났다"면서 "탄핵은 브라질 헌법의 틀 안에서 의회와 사법부의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남미 좌파정권들이 호세프 탄핵을 쿠데타로 규정한 점을 의식한 듯 "중남미 지역에는 다양한 정치적 성향의 정부가 존재하며, 중요한 것은 상호존중"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에서 벌어진 탄핵 사태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도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달 초 "브라질은 지금 슬픈 시기를 거치고 있다"며 내년으로 예정된 브라질 방문 계획을 재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내년은 중남미의 가톨릭 성지로 불리는 브라질 상파울루 아파레시다 대성당 근처에서 검은색 성모상이 발견된 지 300년 되는 해다.
이에 대해 테메르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은 평화와 화해를 촉구한 것으로 본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브라질을 위해 기도해주기를 바란다"고 완곡한 반응을 나타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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