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새 국영매체에 얼굴 세번 드러낸 피델 카스트로
2016/09/27
1959년 쿠바 공산 혁명을 이끈 피델 카스트로(90)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최근 1주일 사이 3차례나 국영 매체에 이례적으로 얼굴을 드러냈다.
26일(현지시간)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 등 국영 매체에 따르면 피델 전 의장은 전날 오후 자신의 집에서 중국 총리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면담했다.
그란마는 '중국 총리와 피델 간의 형제애가 느껴지는 만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사람의 회동 장면을 찍은 3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을 보면 안경을 낀 피델은 평소 즐겨 입는 파란색 아디다스 체육복을 입고 통역을 대동한 채 리 총리와 환담을 했다. 그는 노쇠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란마는 "리 총리가 그의 첫 쿠바 방문에 만족감을 나타냈다"면서 "쿠바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쿠바가 여러 방면에서 이룩한 업적에 대해서도 칭찬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특히 복잡성, 위험성, 도전에 직면한 현 국제정세 속에 인류와 세계 평화를 보존하기 위한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그란마는 강조했다.
리 총리에 앞서 지난주에는 일본 총리 최초로 쿠바를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도 피델이 대면하는 모습이 국영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피델이 마지막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8월 13일 자신의 90세 생일 때였다.
그가 수도 아바나 카를 마르크스 극장에서 열린 공식 축하 행사장에서 후계자인 친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현지 방송 화면에 잡혔다.
피델은 지난 4월 아바나에서 열린 쿠바 공산당 제7차 전당대회 폐회식에 참석해 "나는 곧 90살이 된다. 곧 다른 사람들과 같아질 것이며, 시간은 모두에게 찾아온다"며 자신에게 곧 다가올 죽음을 암시하는 사실상의 고별사를 하기도 했다.
1926년생인 피델은 1959년 풀헨시오 바티스타의 친미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쿠바 혁명에 성공했다. 피델은 반세기 가까이 쿠바를 이끌다가 건강 문제로 2006년 친동생 라울에게 정권을 넘기고 2008년 공식 직위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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