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쿠데타 반대' 칠레 바첼레트 대통령 부친 반역죄 무효

2016/10/05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의 부친이 40여 년간 짊어진 반역죄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됐다.

칠레 대법원은 4일(현지시간) 1973년 일어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다가 수감돼 고문으로 숨진 바첼레트 대통령의 부친인 알베르토 바첼레트 전 장군에게 선고된 반역 유죄 평결에 대해 만장일치로 무효 판결을 내렸다고 라 테르세라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알베르토와 함께 반역죄를 선고받은 다른 80명의 공군 장교들도 무효 판결을 받았다. 

칠레 공군의 재무 담당 장성이었던 알베르토는 그의 군 동료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쿠데타에 성공한 뒤 체포됐다.

쿠데타 세력이 세운 전범재판소는 사회주의자인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의 유혈 전복에 반대한 혐의로 알베르토에게 반역죄를 선고했다.

수감된 알베르토는 1974년 51세의 나이로 고문을 받다가 숨졌다.

대법원은 "피노체트 쿠데타의 결과로서 설립된 전범재판소는 수감자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데 실패했다"며 "국제 전쟁 협약에 규정된 권고사항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브라니슬라브 마라릭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40년 넘게 반역자로 취급받으며 오명을 안고 산 이들의 명예와 존엄을 복원하는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주에 알베르토를 고문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장교 2명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알베르토의 딸인 바첼레트 대통령도 1975년 피노체트 군사정권에 의해 체포돼 고문을 받기도 했다. 당시 비밀 좌익활동가였던 바첼레트 대통령은 석방된 후 몇 주 뒤에 망명을 위해 국외로 출국했다. 

피노체트 독재 정권이 1990년 끝날 때까지 3만8천 명이 고문을 당하고 3천여 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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