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평화 불씨 되살려라"…내전 희생자ㆍ재계 촉구 잇따라
2016/10/11
평화협정 부결에도 정치권 일각선 수정안 재투표 관측도
최근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52년간 계속된 내전 종식을 위해 합의한 평화협정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지만, 평화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중남미 위성방송 채널 텔레수르에 따르면 내전 희생자 대표와 재계 등은 전날 정부와 FARC, 평화협정 반대 진영을 향해 평화 정착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45명의 내전 희생자 대표는 서한에서 "(평화를 바라는) 우리의 인식이 콜롬비아인들 간의 화합에 기여하고 평화ㆍ공존ㆍ화해 구축과 사회정의 구현을 촉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콜롬비아의 폭력에 대응하고 내전으로의 미 회귀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ㆍ정치적 협정 체결을 제안했다.
45명은 현재 쿠바 아바나에서 진행되는 정부와 FARC 간의 평화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약 400명의 재계 인사들도 평화협상에 대한 의견과 함께 신속한 평화 정착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고통스럽고 오랜 기간 계속된 내전을 겪은 뒤 사회가 재정 부담을 하고 신속히 평화협정을 현실화해야 하는 역사상 유일무이한 순간을 맞았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현세대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FARC의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와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달 2일 실시된 찬반 국민투표에서 평화협정안은 찬성 49.78%, 반대 50.21%로 부결됐다.
이후 정부와 FARC는 현재 반대 진영 의견 수렴을 통한 협정 수정, 두 번째 국민투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협상을 벌이고 있다.
앞서 산토스 대통령은 평화협정 반대운동을 주도했던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을 만나 협조와 의견을 구했다. FARC도 재협상 과정에서 내전 희생자와 평화협정 반대 진영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평화협정 원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지만 향후에 도출될 수정안이 반대 진영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할 경우 재투표에 부쳐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정치권 일각서 나오기도 한다.
콜롬비아 보수 진영의 중진 정치인 알바로 레이바는 주간지 세마나와의 인터뷰에서 "협정안이 수정될 수 있지만 두 번째 국민투표가 실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텔레수르는 전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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