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자존심' 페트로브라스 위상 회복…시가총액 급증세
2016/10/11
자산매각·투자축소로 군살 빼기 성공…4분기 만에 순익 기록, 부채 규모도 감소
브라질 최대 기업인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지난 2년간 계속된 위기 국면을 넘기고 서서히 위상을 되찾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다국적 컨설팅 회사 에코노마티카(Economatica)에 따르면 상파울루 증시에서 페트로브라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주말 2천116억4천만 헤알(약 73조3천310억 원)로 전체 상장업체 가운데 2위로 평가됐다.
대형 음료업체 암베브(Ambev)가 3천84억7천만 헤알로 1위, 시중은행 이타우 우니방쿠(Itau Unibanco)가 2천116억1천만 헤알로 3위였다.
페트로브라스는 2014년 10월 중순까지 부동의 시가총액 1위 업체였다.
그러나 회사가 연루된 정·재계 부패 스캔들과 경제 침체 장기화, 국제유가 하락 등이 겹치면서 1953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 한때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신청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 사이 시가총액은 암베브와 이타우 우니방쿠, 또 다른 시중은행인 브라데스쿠(Bradesco)에 차례로 자리를 내주며 4위로 밀렸다.
자금난과 부채 위기에 몰리며 신용등급이 정크 수준으로 떨어진 페트로브라스는 자산매각과 투자축소를 통해 군살을 빼면서 유동성을 늘렸다.
지난 5월 아르헨티나와 칠레 자회사 지분을 13억8천200만 달러에 매각한 데 이어 콜롬비아,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에서 보유한 지분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브라스는 올해 안에 총 15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페트로브라스 이사회는 지난달 2017∼2021년에 741억 달러(약 82조3천600억 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이는 종전 사업 계획보다 25%(195억 달러) 줄어든 것이다.
페트로브라스의 투자 규모는 2013∼2017년 2천367억 달러까지 늘었다가 2014∼2018년 2천206억 달러, 2015∼2019년 1천303억 달러에 이어 이번에 741억 달러까지 급감했다.
페트로브라스는 올해 2분기에 3억7천만 헤알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서서히 위기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페트로브라스가 순익을 낸 것은 4분기 만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38억 헤알, 4분기에는 369억 헤알, 올해 1분기엔 12억 헤알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 순익을 낸 것은 석유와 파생제품의 수출 증가, 국제유가 회복세, 재무구조 개선 노력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 규모는 지난해 3분기에 5천65억 헤알을 기록한 것을 고비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2분기 부채 규모는 3천978억 헤알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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